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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vs 안_구별방법 "창틀 속" vs "창틀 안" X세대가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1990년대 중반, 어느 유명 번역가가 옮긴 외국소설을 감상하다가 다음과 같은표현을 발견하고 왠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달이 창틀 속으로 들어왔다." 밤이 깊어지면서 창 밖으로 달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미였는데, 이 대목을 다음과 같이 다듬고 나서야 자연스럽다는 느낌에 다음 문장으로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달이 창틀 안으로 들어왔다." 그저 '감'으로 다듬기는 했지만, 왜 ‘창틀 안'이 ‘창틀 속'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 그 까닭을 알지 못했다. 그 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겪게 되었다. 예컨대 "괄호 속에 알맞은 말을 넣으시오." 하는 문장을 만났을 때에는 ‘괄호 속'을 ‘괄호 안'으로 고치고, "차가 터.. 2024. 2. 6.
얼룩빼기의 어원자료_얼굴덜룩 황소 한가위가 코앞이다. 명절이 다가오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신경 쓰이는 선물이다. 추석 인기 선물이 예년과 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봄철 일조량 부족과 긴 장마 탓에 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지난해만 못하고 일본 방사능 유출 영향으로 수산물을 찾는 발길이 작년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게 한우선물세트이다. 한 대형마트의 한우세트 판매는 전년에 비해 80퍼센트 늘었다고 한다. 어느 식당 차림표에서 ‘얼룩배기 황소 된장찌개’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 것은 이 소식을 들은 뒤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얼룩배기’와 ‘얼룩백이’는 얼룩빼기의 잘못이다. ‘-빼기’는 ‘그런 특성이 있는 사람이나 물건’ 또는 ‘비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로 곱빼기, 밥빼기(동생이 .. 2024. 1. 27.
염소 어원자료_소보다 작은 짐승 염소(domestic goat, 학명: Capra aegagrus hircus)는 들염소를 가축화한 동물로서, 가축이 된 지 수천년이 지났으나 산악지대에 서식하던 야생의 성질은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혹한이나 혹서의 기후에서도 잘 자라며, 질병에 걸리는 일이 적고 기후 풍토에 적응성이 강한 강건한 체질이다. 또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거친 먹이에도 잘 견딘다. 활발하며, 몸집도 작아 사육하기가 쉬운 편이다. 염소는 양과 계통분류학적으로 가까운 동물이지만, 염소의 수컷에는 턱수염이 있는 데 비해 양에는 턱수염이 없고, 염소의 꼬리는 짧고 위로 세워져 있는 데 비해 양은 일반적으로 아래로 드리워져 있으며, 다같이 초식성이지만 염소는 풀보다는 나뭇잎을 즐겨먹는 등의 다른 점이 있다. 염소는 양에 비해 목이 길.. 2024. 1. 27.
청설모 어원자료_보낼 청서의 털 요즘들어 청설모를 외래종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사실 청설모는 과거부터 한국에서 서식해온 작은 포유동물이다. 조선시대 땐 청설모를 '청서'(靑鼠)로 불렀고 청서의 털로 붓을 만들어 붓글씨를 쓰는데 사용하였다. ​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먹는다고 잘못 오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사실로 단정하기 어렵다. 습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람쥐는 땅위에서 살아가며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먹는반면 청설모는 나무 위에서 살아가며 나무위에 열린 잣과 호두, 밤 같은 견과류를 먹는다. (드물게 영역이 겹치는 일이 있을 경우 싸우기도 한다.) ​ 또한 다람쥐는 추워지기 시작하면 양곡을 비축해 땅속으로 들어가 겨울을 나는 반면 청설모는 털갈이를 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이 와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 청설모에 대한 부정.. 2024. 1. 27.
구별 VS 구분_쓰임새 우리말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가운데 ‘구별’과 ‘구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두 표현이 서로 비슷한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뜻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선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일란성쌍둥이는 모습이 거의 똑같기 때문에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 ‘구별’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구분’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요? 네, 이 경우에는 ‘구별’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구별(區別)’이라는 것은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 또는 그것을 갈라놓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한다.’ 또는 ‘인간의 특성은 이성적인 것과 감성적인 것으로 구별될 수 있다... 2024. 1. 27.
굿_관련 어휘자료 "굿 구경을 하려거든 계면떡이 나오도록" 하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든지 끝장을 볼 때까지 계속하라는 말이다. 계면떡이란 굿이 끝나면 무당이 구경꾼들에게 나누어 주는 떡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당이 단골집을 돌아다니면서 굿을 하는 것을 계면돈다고 하고, 계면돌면서 하는 굿을 계면놀이라고 하며, 단골집에서 굿의 대가로 내어 놓는 떡을 계면떡이라고 한다. 이 떡을 굿이 끝나면 무당이 구경꾼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다. 계면의 어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무당과 관련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지금은 굿을 주로 무당이 노래와 춤을 이용해서 귀신에게 복을 비는 의식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원래 굿은 그보다 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사람들이 모여 신명나게 놀거나 구경할 만한 놀이를 모두 굿이라고 했다. 풍장을.. 2024. 1. 27.
말씨 솜씨 맵시_여자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재주 사전에 보면 사람이란 두발로 서서 다니고 언어와 도구를 사용하며 문화를 향유하고 생각과 웃음을 가진 동물이라 풀이하고 있다. 인간이란 직접 보행하며 사고와 언어능력을 바탕으로 문명과 사회를 이루고 사는 고등 동물이라고 풀이한다. 인간성이란 인간의 본성 또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로서 호모 폴리티쿠스(정치적 인간)의 특징을 지닌다. 근대 산업사회에서는 도구를 이용하여 무엇인가를 제작하는 인간의 모습을 강조해서 호모 파베르(공작인)의 개념에서 널리 전파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인간이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합리적인 행동으로 이를 실천에 옮긴다고 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관념이 사회전반에 지배적이었다. 그.. 2024. 1. 27.
말밥 VS 구설 VS 구설수_쓰임새 불미스러운 일로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경우에 ‘구설수에 오르다’라고 표현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원래 이 ‘구설수’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먼저 ‘구설수’의 앞부분에 있는 ‘구설(口舌)’은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라는 뜻으로, ‘구설에 오르다, 구설에 휘말리다’ 또는 ‘구설을 듣다’와 같이 쓰게 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 붙은 ‘수(數)’라는 말은 ‘운수(運數)’를 뜻하는 말이지요. 그래서 ‘구설수(口舌數)’라고 하면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구설수에 오르다’와 같이 표현하면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에 오른다는 뜻이 돼서 자연스러운 표현이 못됩니다. 이것은 보통 ‘구설수가 있다/없다, 구설수가 들다’ 또는 .. 2024.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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