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546

짱깨집의 어원 : 중국 음식이나 짜장면을 파는 집 어린 시절 졸업식이나 되어야 가족 전체가 우르르 몰려가서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비우고 호사스럽게 탕수육까지 곁들여 넉넉하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그게 외식의 전부였고 나름 정겨운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짜장면을 파는 집이 그 때는 '짱개집'으로 불렸다.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을 보통 '중국집'이라고 한다. 물론 '반점(飯店), 중화요릿집, 중화요리점'과 같은 제법 고급진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짱깨집'과 같이 약간 얕잡아 부르는 명칭도 있다. 이 가운데 '짱깨집'은 아주 독특하다. 한식집이나 일식집에는 없는 중국집 특유의 속된 말이기 때문이다. 짱깨집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하다. 가장 먼저 보이는 예는 김남일의 소설 에서 "짱궤집 배달원은 대중이 아.. 2023. 8. 12.
오솔길의 어원 : 호젓하고 좁은 길 우리말 ‘오솔길’은 참 정감이 가는 말이다. 어감도 매우 좋다. 어디서 온 말일까. 길을 나타내는 우리말은 그 앞에 수식어가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목길, 산길, 뱃길 등에서 이같은 표현을 만날 수 있다. 따라서 앞말 수식어만 봐도 길의 용도나 성격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오솔길은 이같은 예를 벗어나 있다. 어떤 사람은 ‘다섯그루 소나무가 있는 길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농담이다. 국어사전은 오솔길에 대해 ‘폭이 좁고 호젓한 길’이라고 적고 있다. 위 논리대로라면 ‘오솔’ 두 글자에 ‘폭이 좁고 호젓하다’는 뜻이 들어 있어야 한다. 과연 그런지 지금부터 살펴보겠다. 우리말은 ‘하나’라는 존재를 나타낼 때, 그 접두어로 ‘외’ 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외아들, 외기러기, 외나무.. 2023. 8. 12.
쑥대밭의 어원 : 쑥이 한번 번지면 온통 쑥대밭이 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1. 쑥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는 거친 땅. [비슷한 말] 쑥밭. 2. 매우 어지럽거나 못 쓰게 된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비슷한 말] 쑥밭. 국어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이 국어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겠지만 모든 현실을 알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 국어사전의 내용이 순 엉터리처럼 보일 때가 있다. '[비슷한 말] 쑥밭'이라고 했는데 절대로 쑥밭을 쑥대밭이라 하지 않는다. 쑥밭의 뜻과 쑥대밭의 뜻은 엄청난 거리가 있다. 아무리 쑥이 잘 자란 쑥밭이라 해도 '쑥대밭'이라 말하지 않는다. 쑥은 그 생명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가령 쑥 뿌리가 말라서 불에 탈 정도로 보여도 수분을 제공하면 그 중에서는 다시 살아난 놈이 있다. 또, 아무리 캐내도 그 뿌리가 깊어서 완전히 재.. 2023. 8. 12.
선술집의 어원 : 서서 술을 마시는 집 선술집이라함은 쉽게 말하면 서서 마시는 술집을 뜻한다. 술청, 즉 바(bar)에 서서 술을 마시는 집. 작정하고 앉아서 떡이 되도록 마시는 집이라기 보다는 잠깐 간단히 한잔 하고 가는 술집이라고 보면 적절하다. 목로주점[1]이라고도 한다. 술만 마시거나 간단한 스낵 안주 정도를 앞에 놓고 마시는 게 보통이다. 펍도 사실 원래는 선술집이다. 지금이야 앉아서 마시는 술집이지만 예전에는 의자가 없는 선술집이 많았고, 지금도 펍에서 그냥 서서 술마시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펍이나 바의 카운터가 높고 그래서 의자의 높이가 앉기 좀 불편할 정도로 높은 것도, 원래는 서서 마시던 문화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술을 마실 때 안주를 곁들여서 한 곳에서 오래 앉아서 먹고 마시는 것을 당.. 2023. 8. 12.
민둥산의 어원 : 아무것도 없는 동산 민둥산은 풀이나 나무가 없어 맨바닥의 흙이 드러난 산으로 건조하거나 바위산 많은 지형이면 흔히 볼 수 있다. 한 예로 서유럽 선진국에 속하는 스페인의 동남부 해안지대 근처는 건조기인 여름에 완전히 민둥산이 된다. 겨울은 우기라 그때야 푸르른 산이 된다. 라스베이거스로 유명한 미국의 네바다주 역시 죄다 민둥산이다. 나라가 잘살고 못살고보다 기후 문제이다. 단지 북한이나 인도 같은 후진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경이나 수목 사업을 할 여유가 없기에 민둥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우는 1950년대까지 경기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북도의 산들은 1,000m 이상인 산을 제외하고 전체가 민둥산이었는데, 그중 상당수는 산에서 관목 한 그루, 풀 한 포기 찾아보기 힘든 사막에 가까울 정도로 상황이 .. 2023. 8. 11.
말죽거리의 어원 : 말에게 죽을 먹이던 거리 실제로 말죽거리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동 양재역사거리 일대를 말한다. 옛 지도에서는 '마죽거리' 또는 '마죽거'라고 표기되기도 하였다. 서울 서초구의 '양재동'은 조선시대에 양재역이 있어서 나온 땅이름이다. 여기서 역은 현대의 지하철역이 아니라, 여러 마리의 말을 마련해 두고 공문을 전달할 목적으로 다니는 사람에게 말을 제공해 주거나 바꾸어 주던 일을 했던 곳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에서 충청도나 경상도를 가려면 남대문을 나와 동작나루나 한강나루를 건너 남도길에 올랐다. 당시 동작나루를 건너서 첫 번째 만나는 역은 과천역이고, 한강나루를 건너서 첫 번째 닿는 역은 양재역이었다. 한강나루는 옛날 두뭇개 근처의 나루로, 지금의 옥수동에서 압구정동 방향으로 건너는 나루였다. 즉, 지금의 동호대교 근처에 .. 2023. 8. 11.
뒤안길의 어원 : 뒤꼍 장독대로 이어지는 좁은 길 우리말에는 ‘길’ 이름이 대단히 많다. 수많은 길 이름 가운데 특히 ‘뒤안길’, ‘오솔길’, ‘외딴길’의 세 단어가 눈에 띈다. 이들 길 이름의 어원을 밝히는 것은 결국 ‘길’에 선행하는 ‘뒤안’, ‘오솔’, ‘외딴’의 어원을 밝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뒤안길’의 ‘뒤안’은 본래 ‘園’의 뜻이지만, 어느 시점에서 ‘뒤꼍’이라는 의미로 변하고, 또한 특정 지역으로 제한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서정주 시인이 ‘뒤꼍’이라는 의미의 ‘뒤안’을 이용하여 ‘뒤안길’이라는 새로운 시어를 만든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런데 실제 ‘뒤안길’은 시골 마을의 뒤쪽에 있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좁고 후미진 길 또는 도심 속의 큰길에서 들어가 있는, 좁고 후미진 골목길을 가리키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오솔길’은 ‘*.. 2023. 8. 11.
개구쟁이의 어원: 짓궃은 아이는 개긏다 장난이 심한 아이를 가리켜 ‘개구쟁이’라고 한다. ‘개구쟁이’가 하는 행동을 두고 ‘개구지다’란 표현을 쓴다. ‘개구지다’는 참 널리 쓰이는 말이다. 하지만 ‘개구지다’는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 왜 이 재미난 낱말이 사전에 없는 걸까? ‘개구지다’는 ‘짓궂다’의 사투리 취급을 받는다. ‘개구지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개궂다’도 ‘짓궂다’의 방언이다. 우리말에서 ‘지다’는 명사 뒤에 붙어 ‘그런 성질이 있음. 또는 그런 모양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따라서 ‘개구지다’가 단어로 인정을 받으려면 명사 ‘개구’가 있어야 한다. 한데 ‘개구지다’의 어근 ‘개구’가 문장에서 단독으로 쓰이는 사례가 없다. 해서 방언이다. 그렇다면 ‘개구쟁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쟁이’는 명사 뒤에 붙어 ‘그것이 나.. 2023. 8. 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