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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지의 어원 : 설마 노 터치(No touch)에서 왔을까? 광물(鑛物)이 쏟아져 나오는 줄기가 곧 ‘노다지’이다. 거기서 출발해 어떤 커다란 이익이 약속돼 있는 일 또한 ‘노다지’라 불리게 됐다. 스페인 어의 ‘bonanza’(보난사) 같은 것인데, 그들의 ‘보난사’는 ‘행운’ 또한 ‘번영’ 같은 뜻이었던 것이 미국말로 들어오면서 ‘노다지’를 뜻하게 되었다. ‘그 자가 노다지라니까. 하여간 그 자리에 들어앉더니, 1년이 못 돼 집 장만하고 그러고도 가장 집물(家藏什物)이 번드레해지더군 그래’ 어떤 직책 좋은 자리도 ‘노다지’라 이르게 되어 버린 세상이지만 노다지도 역시 캐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듯, 요즈음엔 그것이 특히 공무원일 경우 숙정이란 이름의 거센 회오리바람이 불어 폐광계(廢鑛屆)를 내야만 하게 돼 버렸다. 그 ‘노다지’가 나중에는 부사(어찌씨 副詞)로.. 2023. 8. 11.
난장판의 어원 : 과거시험장도 현대의 정치판도 난장판 ‘난장판’은 여러 사람이 떠들면서 뒤엉켜 있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선시대 때 과거를 볼 때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양반집 자제들이 시험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렇게 수많은 선비들이 모여들어 질서 없이 들끓고 떠들어 대던 과거 마당을 ‘난장’이라고 했다. 과거 시험장의 난장에 빗대어, 뒤죽박죽 얽혀서 정신없이 된 상태를 일컬어 ‘난장판’이라고 하였다. ‘난장판’과 똑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이 ‘깍두기판’이다.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을 깍두기라 하는데, 이런 사람들이 한자리에 우르르 모여 뒤엉켜 있으면 ‘깍두기판’이 된다. 그래서 질서가 없는 집안을 비유해서 ‘깍두기집안’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 이름을 팔며 정쟁을 벌이고 있는 여의도 정가야말로 깍두기판이라 할 수 있다. ‘난장판’, ‘깍두.. 2023. 8. 11.
나들목의 어원 : 나고 드는 길 + 목 요즘 한창 나들목에 대해 시끌럽게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왕지사 나들목에 대한 단어를 분석해 보면 나다 + 들다 + 목으로 분석된다. 그러니 교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교차 지점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서 신호 없이 다닐 수 있게 만든 시설을 인터체인지(Interchange)라 한다. 이를 줄여서 아이시(IC)라고도 한다. '인터체인지를 대체할 순 우리말이 바로 '나들목'이다. 나들목이 1990년대 후반 신문 기사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그즈음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들목'은 인터체인지를 대체하기 위해 특정인이 새로 만든 말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들목'은 전래 지명(地名)으로 일찍부터 쓰인 말이기 때문이다. 전남 신안군 비금면 수치리를 비롯하여 전국에 몇 군데 '나들목'이 있다. 다만.. 2023. 8. 11.
가두리의 어원 : 가두는 곳이 아니다 가끔 회를 좋아하는 친구 덕분에 가두리 양식장에 직접 방문하여 좋은 횟감을 구해 맛있게 회를 먹고 오곤 한다. 여기서 '가두리'는 주로 '양식장'이나 '낚시'와 같은 단어들과 어울려 제한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뉴스를 '가두리'에 가둔 네이버", "뉴스, 포털 가두리에 갇혀 여론 왜곡", "관치가 금융 가두리 영업으로 내몰아" 등에서 보듯 제법 범위를 확장해 쓰이고 있다. 앞의 두 예를 보면 '가두리'를 동사 '가두다'에서 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가두리'는 동사 '가두다'와 전혀 무관한 말이다. 이는 '가'와 '두리'가 결합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가'는 '가장자리', '두리'는 동사 '두르다'의 어간 '두르-'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파생 명사로 '둘레'라.. 2023. 8. 11.
헹가래의 어원 : 축하할 때도, 벌 줄 때도, 헤엄치듯 가래질 '헹가래'를 치는 모습은 운동 경기장에서 흔히 목격된다. 우승을 축하하는 표시로 선수들이 감독이나 후원자를 번쩍 들어 올려 여러 사람들의 머리 위로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기를 반복한다. 이것이 바로 전형적인 서구식 헹가래 방식이다. 그런데 우리의 전통적 헹가래는 이와는 사뭇 달랐다.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 축하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잘못이 있을 때 벌을 주기 위해서도 헹가래를 쳤는데, 위로 던져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이 아니라 네 활개를 번쩍 들어 앞뒤로 내밀었다 들이켰다 했다. 헹가래를 치는 의도나 방식이 서구식 헹가래의 그것과는 달랐던 것이다. "이애죠 년의 계집애 븟잡어셔 헹가래 치자(얘 조 년의 계집애 붙잡아서 헹가래 치자)" 에 쓰인 '헹가래'는 벌을 주기 위해 앞뒤로 흔드는 동작을 가리키.. 2023. 8. 11.
허수아비의 어원자료 : 헛아비(가짜 남자 어른) 허수아비라 함은 주로 사람 모습을 한 것이 많으므로 제구실을 잘 하지 못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빗대어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허숭아비 · 허시아비라고도 하며, 줄인 말로 ‘허제비’ · ‘허사비’ · ‘허아비’라고도 일컫는데, 허제비는 지역에 따라 허깨비와 같은 환상의 형상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새를 천상과 지상을 이어 주는 신령한 존재나, 씨앗을 가져다 주는 곡모신(穀母神)으로 믿던 고대에는 허수아비가 종교적 주술물의 구실을 했으나, 후대에 내려올수록 새나 짐승을 위협해서 쫓을 수 있는 실제적 형상물 구실을 하게 되었다. 주술적 형상물에 의해 새를 쫓는 일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자, 새의 눈을 속이는 거짓 형상물을 만들어 새가 위협을 느끼고 농작물에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2023. 8. 11.
행주치마의 어원 : 부엌 살림의 필수품 본래 ‘행주’란 그릇을 훔치거나 씻을 때 쓰는 헝겊을 말하는데, 행주치마는 이러한 용도도 겸하였으므로 붙여진 이름 같다. 최세진(崔世珍)이 1517년(중종 12)에 편찬한 『사성통해(四聲通解)』, 1527년(중종 22)에 편찬한 『훈몽자회(訓蒙字會)』에 ‘ᄒᆡᇰᄌᆞ쵸마’가 보인다. 일설에는 1593년(선조 26) 2월 행주산성에서 권율(權慄)이 왜병을 맞아 싸울 때, 성 안의 부녀자들까지 합세하여 치마에 돌을 날라 병사들에게 공급해줌으로써 큰 승리를 거두었는데, 당시의 부녀자들의 공적을 기리는 뜻에서 치마의 명칭에 ‘행주’라는 지명을 따서 ‘행주치마’라고 일컫게 되었다고도 한다. 흰색 무명류를 사용하여 치마의 반폭 정도로 만들어 뒤가 휩싸이지 않게 하였고, 길이는 치마보다 짧게 만들었다. 걸을 때나 일할.. 2023. 8. 11.
한글의 어원 : 큰 글자, 우리 민족의 글자, 하나뿐인 글자 훈민정음, 언문, 중클, 암클, 가갸글, 그리고 한글. 한글이 우리나라의 고유 문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글'이라는 명칭을 언제, 누가, 어떻게 만들고 쓰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그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아마도 별로 없어 보인다. 정말 아쉽게도 우리 국어학계는 이런 질문에 정확하고 단호하게 내세울 수 있는 공식적인 답을 아직 준비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를 드리고 싶다. 한글이라는 명칭은 주시경 선생의 에 처음 보이며, 아동 잡지 에 이어서 나온다. 이로 보면 '한글'은 1910년대 이후부터 등장한 명칭임을 추정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언문, 반절, 동문, 국문, 조선문 등의 다양한 명칭이 존재했다. 이 가운..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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