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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vs 배_쓰임새 사람의 등은 몸의 뒤쪽에 있고, 배는 앞쪽에 있다. 동물은 등이 위쪽에 있고, 배는 아래쪽에 있다. 이처럼 등과 배는 서로 반대쪽에 있다. 따라서 이것들을 이용해서 쓰는 말에도 반대의 뜻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의 등을 보는 것은 그 사람을 보내는 경우이고, 다른 사람에게 등을 보이는 것은 그 사람과 헤어지거나 그에게서 도망가는 경우이다. 칼싸움을 하다가 상대에게 등을 보이는 것은 치욕이다. 남녀가 헤어질 때에 상대에게 등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서로 먼저 가라고 재촉한다. 그만큼 남에게 등을 보이는 것도 즐거운 일이 아니고, 상대가 자기에게 등을 돌리는 것도 참기 어려운 일이다. 두 사람이 신통치 않은 일을 하는 데 뜻이 통하면 두 사람이 배가 맞았다고 한다. 남녀가 떳떳하지 못하게 관계하는 것을 보.. 2024. 1. 25.
돛 vs 닻 vs 덫_쓰임새 낱말을 원래 쓰던 용법대로 쓰지 않고 낱말의 의미만 받아들여 자기 마음대로 쓰다 보면 그 낱말에 대해서 원래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가치나 관념이 변질되고 만다. 말을 지킨다는 것은 그 말의 원래 용법을 해치거나 변질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사용하면서도 다양한 용법을 개발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가능하면 그 말이 가진 본질적인 의미가 손상되지 않도록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돛은 배를 가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바람을 받아 배가 빠르게 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돛이다. 돛대에 돛폭을 달아 바람을 한껏 받을 수 있게 하고, 돛폭의 기울기나 방향을 조절함으로써 배의 방향과 빠르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 노를 젓지 않고 돛을 이용하도록 만든 배를 돛단배라고 한다. 이는 배에 돛을 장착하는 것을 돛을 단다고 함과.. 2024. 1. 25.
도랑, 수채, 개천_쓰임새 도랑은 주로 마을 주변에 형성되는 물줄기이다. 빗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면서 만들어지지만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서 파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 도랑에는 자연히 내리는 빗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집이나 건물, 마당 등에서 흘러내린 물로 흐른다. 특히 가정에서 나오는 허드렛물을 흘러내리기 위해서 도랑을 파는 경우도 흔하다. 13 가정의 개숫물이나 허드렛물이 흐르는 길을 수채라고 한다. 수채는 지표면보다 깊지 않아 땅의 표면을 흐른다. 이집 저집에서 흘러내리는 수채가 모이면 개골창이 된다. 개골창이란 지저분한 개울의 의미를 가지는데 땅의 표면보다 깊이 흐른다. 그리고 개골창 물은 도랑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섞여 개천으로 흘러내려간다. 따라서 도랑은 개골창 물을 받아들이면서 수질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몹시 지.. 2024. 1. 25.
나를 가리키는 단어_당(當), 본(本), 그리고 우리 지하철 승강장에 전동차가 들어오는 때에 아래와 같은 안내 방송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역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가 넓어 발이 빠질 염려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사용한 우리 역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퍽 신선하고 뭉클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우리의 본래 의미를 생각한다면 안내원과 손님 사이에 우리로 묶일 만한 특별한 조건이 없어 보이지만, 우리라고 하니 역이 마치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처럼 친근하게 인식되는 것이다. 과거 열차를 타고 여행하려고 하면 기관사가 열차를 출발시키기 전에 안내 방송을 했는데, 그 내용은 언제나 "당 열차는 00시 00분에 서울역을 출발하여 00시 00분에 부산역에 도착하는 새마을호 열차입니다." 라는 식이었다. 1999년에 철도청 국어 순화 작업을 .. 2024. 1. 24.
기침_어원자료 : 동사 깇다 흔히 감기는 열과 기침을 동반한다. 좀더 심하면 오한까지 오는 경우가 있다. 기침, 어디서 온 말일까? 많은 사람이 이를 한자에서 온 말로 알고 있다. 감기의 ‘기’와 기침의 ‘기’를 같은 말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기침은 순우리말이다. 그것도 곡절이 있는 우리말이다. 국어학자들에 따르면 기침의 옛말은 ‘기+ㅊ 다’였다. 지금의 문법으로는 ‘치읓’ 받침으로는 올 수 없다. 따라서 컴퓨터 글자를 치면 글자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발음이 ‘깃다’에 가까웠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단어는 흔히 말하는 ‘동족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였다. 즉 명사와 동사형이 비슷한 단어였다. 잘 이해가 안되면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를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중세에는 ‘기침을 깃다’라는 .. 2024. 1. 24.
곱창_어원자료 : 지방 성분으로 이루어진 창자 소의 작은 창자를 소창(小脹) 또는 곱창이라 한다. 소창은 생소하나 곱창은 익숙하다. 북한에서는 곱창을 곱밸이라 한다. 곱창과 곱밸은 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그럼 곱은 무엇일까? 곱을 형용사 곱다[曲]의 어간으로 보고, 곱창을 굽은 창자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소의 작은 창자가 꼬불꼬불하기에 곱창의 곱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일면 타당해보이지만 정답은 아니다. 곱은 15세기 문헌에도 나오는데, 동물의 지방을 뜻했다. 현대국어 눈곱, 곱똥, 곱돌 등에 보이는 곱도 그러한 것이다. 그런데 현대국어에서 곱은 단독으로 더 이상 동물의 지방이라는 의미로 스이지 않는다. 헌데에 끼는 골마지 같은 물질 또는 이질에 걸린 사람의 똥에 섞여 나오는 희거나 피가 섞인 끈끈한 물질이라는 아주 특수한 .. 2024. 1. 24.
단념 VS 체념_쓰임새 이제까지 하던 생각을 그만두고 더 하지 않는 것을 단념 또는 체념이라고 한다. 단념(斷念)은 생각을 끊는다는 뜻이므로 더 생각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경제 사정도 좋지 않으니 해외 유학하는 것을 단념해라." "영희가 다른 남자와 약혼했다니 이제 단념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용법이다. 단념은 단순히 어떤 생각을 그만 하는 것을 나타낸다. 누구를 해치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도 단념이며, 자살할 생각을 버리는 것도 단념이다. 이에 비해 체념(諦念)은 희망을 가지고 바라던 일이나 기다리던 것을 그만두고 포기하는 것을 가리킨다. 누가 자기에게 취직을 시켜 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 소식이 없다. 그러면 결국 체념하게 된다. 행여나 자식이 돌아올까 애타게 기다리.. 2024. 1. 24.
다리 VS 사다리 VS 교량_쓰임새 굳이 쌓지 않아도 돌이 모여 다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징검다리가 그런 곳이다. 사람이 건널 수 있는 가장 원시적인 다리 형태로서 주변의 바윗돌을 이용해 건너기 적당한 간격으로 가설하였다. 정원이나 연못에 놓인 디딤돌 역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 징검다리로 오늘날 남아 있는 다리 중에서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다리이다. 옛 지도나 그림에 자주 등장했던 개천의 흙다리는 지방에 따라 ‘섶다리’라고 불렀다. 대개 가을걷이가 끝나면 주민들 손으로 만들어졌던 섶다리는 나룻배가 오가기 힘든 겨울을 나기위해 놓은 다리다. 겨울이 지나고 이듬해 여름철 홍수로 무너지면 다리는 수명을 다한다. 구조가 튼튼하지 못해 매년 다시 놓는 불편함도 있었으나 노동을 통해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축제의 목적도 있었다. 90.. 2024.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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