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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꼬치꼬치_어원 자료 : 꼬챙이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운

by 61녹산 202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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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여위고 마른 모양의 꼬치꼬치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어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 1999>에는 두 개의 '꼬치꼬치'가 별개의 어휘 목록으로 올라 있다. 그 하나는 '몹시 여위고 마른 모양'을 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낱낱이 따지고 캐어 묻는 모양'을 뜻하는 것이다. '꼬치꼬치'를 동음이의어로 처리한 것인데, 실제로는 두 의미가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어서 다의어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꼬치꼬치'의 어원설을 조금만 살펴보아도 금세 드러날 듯싶다.

 

'꼬치꼬치'는 '꼬치'가 중첩된 말이다. 그리고 '꼬치'는 '고지'가 '고치'를 거쳐 '꼬치'로 나타난 어형이며, '고지'는 '곶'에 접사 '이'가 결합된 어형이다. 중세국어 '곶'은 '꼬챙이'와 함께 '바다를 향해 길게 내민 땅'을 뜻하였다. 전자의 '곶'은 '고깔, 고잔, 꼬챙이, 송곳, 꽃게, 적꽃(炙을 꿰는 대꼬챙이)' 등에 흔적을 남기고 사라진 반면, 후자의 '곶'은 그대로 남아 있다. '바다를 향해 길게 내민 땅'을 '곶'에 접사 '이'를 붙여 '곶이'라고도 한다.

 

'고지(곶+-이)'의 '곶'은 '꼬챙이'를 뜻하여 '고지'는 물론이고 이것에서 변한 '고치, 꼬치'도 그러한 의미를 띤다. 그러므로 '꼬치꼬치'는 '꼬챙이'를 뜻하는 '꼬치'가 중첩되어 형성된 부사가 된다. 꼬챙이는 무엇보다 길고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토대로 '꼬치'는 꼬챙이처럼 여위고 마른 모양을 지시하는 부사를 만드는 데 이용될 수 있다. 

 

"꼬치꼬치 말라 갔다."

 

의 꼬치꼬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에 준해서 20세기 전반기에 나온 사전들은 '꼬치꼬치'를 '몹시 여위고 마른 모양'으로 기술하고 있다.

 

 

꼬치꼬치 캐묻다

 

 

 

한편 꼬챙이는 몹시 날카롭다는 특징도 있다. 이러한 특징이 핵심 성분으로 작용한 결과 '꼬치'는 아주 예리하게 따져 묻는 모양을 지시하는 부사를 만드는 데도 이용된다. 

 

"꼬치꼬치 캐묻다."

 

의 꼬치꼬치가 바로 그것이다. <국어대사전 1961>의 꼬치꼬치에는 이 두 가지 의미가 모두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꼬치꼬치'에 결부된 두 가지 의미는 '꼬챙이'의 특성과 관련하여 생성된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꼬치꼬치'를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 : 우연히 글자 형태만 같고 뜻은 다른 단어)가 아니라 다의어(多義語 : 뜻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단어)로 처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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