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가시나무라고도 하며, 학명은 Rosa multiflora THUNB.이다. 찔레나무·가시나무라는 이름은 모두 찔리는 가시가 있는 나무라는 뜻이다. 높이는 2m에 이르며 곧추서고 가시가 있으며, 가지 끝이 밑으로 처지고 어린 가지에 털이 있는 것도 있다.
잎은 어긋나고 깃모양겹잎이며, 작은잎은 5∼9매이고 타원모양 또는 거꿀달걀모양으로서 양끝이 좁아지고 길이 2∼3㎝로서 표면에 털이 없으며 이면에는 잔털이 있고 거치가 있다. 턱잎은 빗살 같은 톱니가 있고 하반부가 잎자루와 겹쳐진다. 꽃은 원뿔모양꽃차례를 이루고 5월에 지름 2㎝ 정도의 백색 또는 연한 홍색으로 핀다. 꽃자루에는 약간의 샘털이 있다. 과실은 장과(漿果)로 구형이며 10월에 붉게 익는다.
찔레나무는 양지나 물가에 살며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 나고 일본에 분포한다. 장미의 대목으로 좋고 흰 꽃과 붉은 과실은 관상가치가 높아 공원수로 적합하며 산울타리용으로도 좋다. 어린순은 식용하며, 특히 새로 나온 굵은 순은 껍질을 벗겨 날로 먹는다. 과실에는 멀티플로린(multi-florin)이 함유되어 있어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한다.
약성은 양(凉)하고 산감(酸甘)하며, 활혈(活血)·이뇨·사하(瀉下)·해독의 효능이 있다. 따라서 소변불리(小便不利)·수종·신장염·각기·월경불순·월경통·변비·창독(瘡毒)·옹종(癰腫) 등의 증상에 사용한다.
찔레나무와 비슷한 식물로는 왕가시나무가 있는데 이것은 줄기가 옆으로 기며 가시와 선모가 있는 점이 다르다. 왕가시나무는 찔레나무와 섞여 난다.
찔레 열매를 영실이라고 부른다. 이 열매는 대개의 열매가 그렇듯이 먹을 수 있고 약재로 쓰인다. 텁텁하고 별 맛이 없지만 비타민이 풍부하다고 한다. 찔레의 유래는 고려시대 원나라로 조공을 간 찔레라는 소녀의 이름에서 왔다고도 하고 찔레 나무 가시가 자꾸 찔러대니 찌르네, 찌르네 하다가 찔레가 됐다는 설이 있다. (참고로 찔레 가시는 강해 찔리면 여지없이 피가 나므로 조심해야 한다.) 어쨌든 가을날의 석양을 받은 열매는 참으로 곱다.
찔레에는 찔레나무와 찔레의 순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나무 이름으로는 찔레와 찔레나무가 있는 셈이다. 찔레에 피는 꽃이 찔레꽃이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라는 대중가요 속의 찔레꽃은 때찔레, 곧 해당화(海棠花)를 가리켜, 하얀 꽃인 찔레꽃과는 다른 것이다. 하얀 찔레꽃은 모내기철인 음력 5월에 피는데, 그리하여 그 무렵에 드는 가뭄을 특별히 찔레꽃가뭄이라 말한다.
찔레하면 우선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가시다. 이 나무의 줄기에 갈퀴 같은 가시가 많이 나 있어서다. 그래서 대부분의 식물학자들은 찔레의 어원을 동사 찌르다와 관련해서 설명한다. 찌르다의 경상 방언이 찔레다이고, 또 찌르다의 어간 '찌르-'에 접미사 '-에'가 붙으면 찔레로 나타날 수 있어 이와 같은 설명이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찔레에 대한 중세국어 어형을 고려하면 전혀 신뢰할 수 없다.
찔레는 15세기 초의 <향약채취월령 1431>에 지을리(地乙梨)로 차자 표기되어 나온다. 지을리(地乙梨)는 우리말 딜배(ㅂ순경음)를 한자를 빌려 표기한 것이며, 이는 딜과 배로 분석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딜의 어원은 알기 어렵다. 딜을 중세국어 디라다(찌르다)와 연계하여 설명하기도 하나 뒷받침할 근거가 너무 부족하다. 배는 梨(리, 배)의 뜻이다. 차자 표기 지을리(地乙梨)에서 굳이 리(梨) 자를 선택한 것은 딜배가 배의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아마도 찔레의 열매가 배처럼 둥글게 생겨서 배를 이용하여 이름붙여진 것으로 이해된다. 작은 배처럼 생긴 찔레의 열매는 10월에 빨갛게 익는다. 이렇게 보면 딜배는 본래 열매 이름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이 일찍이 나무 이름으로 전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15세기의 딜배는 이후 딜외, 딜위, 질위, 질뤼, 질늬, 질네, 띨레를 거쳐 찔레로 정착한 것으로 추정한다. 찔레가 사전으로는 <조선어사전 1938>에 처음 올라 있다. 딜배가 찔레로 크게 변하면서 배와의 유연성(有緣性)이 거의 상실되어 그 어원을 밝히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19세기 문헌에는 나무가 붙은 찔늬나무가 보인다. 이는 질늬의 된소리화 어형인 찔늬에 나무를 덧붙인 어형이다. 나무를 포함하는 이름이 언제 등장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적어도 19세기 이전인 것은 분명하다. 찔레나무가 사전으로는 <큰사전 1957>에 처음 올랐다.
찔레를 들장미, 야장미라고도 한다. 이들은 찔레를 일종의 장미로 보고 만든 이름이다. 방언에 황소나물(평북)도 있는데, 이는 황소가 찔레의 부드러운 순을 잘 먹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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