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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의 어원 : 밥고리의 후예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왠지 초등학교는 조금 입맛이 씁슬하다. 국민학교가 더 그 시절을 대표하는 말일듯) 시절 도시락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2가지가 있다. 그 중 1가지는 그 시절 엄마에게 투정부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단식투쟁이었다. 유독 밥과 관련해서만 엄마가 약했다. 정말로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하는 무기가 도시락을 일부러 집에 놓고 학교에 가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면 난리가 난다. 우산없이 학교에 간 날, 하굣길에 갑자기 비가 억수로 쏟아져 진짜 진짜로 우산이 절실히 필요할 때는 절대로 우산을 챙겨다주 주지 않으셨다. "남자는 비도 좀 맞고, 눈도 좀 맞고 그리 강하게 크는 거다."라며 오히려 비를 피하려고 집에 늦게 온 나를 혼내시곤 했다. 그런데 도시락.. 2023. 8. 9.
도떼기의 어원 : 물건을 돗자리째 사고 팔다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고 복잡하죠?” “그러게 말이에요. 도떼기시장 같은 것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지금 들으신 대화에서 나온 ‘도떼기시장’이라는 말을 일상생활에서 종종 사용하곤 하는데요, 이 말은 주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쁘고 분주하면서 시끄러운 곳을 가리켜서 말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상품이나 중고품, 또는 고물 따위 여러 종류의 물건을 도산매나 방매하는, 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한 비정상적인 시장을 뜻합니다. 예전에 ‘남대문 도깨비시장’이라는 표현을 종종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 ‘도깨비시장’이라는 것은 ‘도떼기시장’과 같은 뜻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사전을 보면 ‘도떼기’라는 말이 따로 나와 있지는 않은데요, 일반적으로 ‘도거리로 떼다’라는 표현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 2023. 8. 9.
누비의 어원 : 천여 년 전에 중국에서 들어온 겨울 패딩 평택 동계 아시안 게임 때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했던 겨울철 최애템(최고 사랑하는 아이템)은 바로 롱 페딩이다. 밖에서 활동하는 운동선수나 영화 촬영 제작진이 주로 입는 두툼한 방한용 옷을 너나없이 유니폼처럼 걸치고 그야말로 누비고 다닌다. 검은색의 부하고 뚱뚱해 보이고 투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옷에 열광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방한(防寒)을 위한 실용에서인지, 아니면 멋을 위한 유행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제법 두 가지 다를 만족하는 옷이 바로 롱 패딩일 듯 싶다. 유행에 눈이 이미 현혹되어서인지 따숩고 이미 멋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패딩을 우리말로 옮기면 누비옷이 될 듯 하다. 두 겹의 천 사이에 솜이나 털을 넣는다는 점과 누빈다는 점에서 누비옷과 공통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복식사(.. 2023. 8. 9.
냄비의 어원 : 조선시대에 일본에서 들어온 말 부엌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조리가구의 하나가 냄비이다. 냄비, 어디서 온 말일까? 국어사전은 냄비에 대해 음식을 익히거나 데우는데 쓰는 얄팍한 금속그릇이록 설명하고 있다. 익히 알다시피 냄비는 순우리말이 아닌 일본에 ‘나베’(なべ)가 국내 유입돼 변한 말이다. 1989년까지는 ‘남비’가 표준어였으나 ‘냄비’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면서, 지금은 이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어 ‘나베’가 무슨 뜻을 지니고 있는지는 잘 모르고 있다. 정답을 미리 말하면 ‘나베’는 순수 일본어가 아닌, 한자 ‘노구솥 鍋’(과) 자를 일본말로 발음한 것이다. 그렇다면 노구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금은 이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 장돌뱅이들은 작은 금속솥을 갖고 다니며 밥을 해먹.. 2023. 8. 9.
셈 치다의 어원 : 새 문명의 모델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을 때 우리는 흔히 '~셈치고'라고 말한다. 그래서 도둑맞은 셈치고, 술 마신 셈치고, 속은 셈치고 개쩍은 돈을 쓰기도 한다. 께름직하 일이 있어도 그보다 더 큰 손해를 보거나 화를 입은 셈치고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서도 일부러 사용한다.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도 근본적으로는 모든 것을 죽은 셈치고 생각하는 삶의 계산법이다. 죽음 셈치면 어떤 불행한 일도 다행으로 보인다. 교통 사고를 당해 팔다리가 없어져도 죽은 셈치면 눈물을 닦을 수 있다. 자기 혼자서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무엇인가 부탁할 일이 있어도 '~셈치고'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셈을 한자로 굳이 표현하면 계산(計算) 정도가 될 듯 하다. 어느 사회에서든 계산은 숫자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이거.. 2023. 8. 8.
짝퉁의 어원자료 : 가짜가 판치니 짝퉁 어휘가 판친다. 베르사체, 페라가모, 구치, 샤넬. 이들 단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익히 짐작하고 있겠지만 이른바 가짜 브랜드가 많이 나돌고 있는 명품들이다. 다른 말로는 ‘짝퉁’이라고 한다. '짝퉁' 어디서 온 말일까? 짝퉁이라는 표현은 사용된지 얼마 안되는 단어이다. 따라서 이것의 어원은 정답으로 밝혀진 것은 아직 없다. 다만, 순우리말 ‘짝’에서 왔다는 설과 ‘가짜퉁이’의 준말이라는 설 등 두가지가 양립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우리말 짝눈, 짝귀 등의 표현을 살펴봐야 한다. 여기서의 ‘짝’은 성질이 같은 2개, 즉 한 쌍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우리는 눈이나 귀의 크기, 모양이 차이가 날 때 짝눈, 짝귀라는 표현을 쓴다. 일부에서는 이 ‘짝’에 저속적인 표현에 사용되는 ‘퉁이’가 붙었고, 후에 ‘짝퉁’으로 변했다.. 2023. 8. 8.
마찬가지의 어원 마찬가지라는 말은 사실은 같은 것이 아닌데도 비슷한 상황, 분위기, 입장에서 비슷한 것이라고 슬쩍 말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상황이 애매할 때, 우리는 '마찬가지'라는 말을 곧잘 쓴다. 좋은 경우이든 나쁜 경우이든 자주 쓰는 말이다. 안 먹고서도 먹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고 지고서도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기도 한다. 마치 요즘 "심리적으로"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버젓이 살아 있는 것을 보고서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는 경우까지 있다. 특히 바둑용어로 사용하는 미생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그런데 마찬가지라는 말의 어원을 탐구해보면 '마치 한 가지라'는 말이 줄어 된 말이라는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잎사귀는 제각기 달라도 그것이 달려 있는 가지는 똑같은 가지이다. 그러니까.. 2023. 8. 8.
모음 바뀜 쓰기 한글 맞춤법 8항과 9항에서는 모음에서 발음보다는 형태를 보존하는 표기법을 보인다. 자음에 연결되는 'ㅖ'는 단모음 [ㅔ]로도 발음하여, '계, 례, 몌, 폐, 혜'는 [게, 레, 메, 페, 헤]로 발음한다. 그래서 발음대로 적을 수 있으나 표기가 발음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인식이 'ㅖ'로 굳어져 있으므로 표기의 역사성과 독해의 능률성을 존중하여 형태를 밝히어 적는다. 특히 '례(禮)'의 경우 발음대로 표기한다면 같은 한자음을 '예의'와 같이 단어 첫음절에서는 [예]로 발음하므로 'ㅖ'로 적고, '사례'와 같이 제2음절에서는 [레]로 발음하므로 'ㅔ'로 적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ㅢ'는 단모음 [이]로 발음하기도 하기 때문에 '늴리리'와 '무늬'가 [닐리리], [무니]로 발음되지만 표기.. 2023.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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