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에는 동사나 형용사와 함께 쓰여 그 뜻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이러한 것을 통틀어 보조 용언이라고 한다. 다음은 이러한 보조 용언들이 쓰인 예이다.
(1) ㄱ. 동생이 내 과자를 다 먹어 버렸다.
ㄴ. 그는 이 직장에서 30년간이나 일해 왔다.
ㄷ. 밥이 다 돼 가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2) ㄱ. 그 일은 내가 할 만하다.
ㄴ. 이번 모임에는 그도 올 듯싶다.
ㄷ. 동창생을 길에서 만났으나 모르는 체하고 지나갔다.
위의 예문 (1), (2)에 쓰인 ‘버리다’, ‘오다’, ‘가다’, ‘만하다’, ‘듯싶다’, ‘체하다’는 보조 용언이다. 이러한 보조 용언들은 위 예문에 나타난 것처럼 앞에 나오는 본용언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보조 용언이 형태상으로 본용언과 차이가 없고 일정한 의미를 띠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조 용언이 이러한 성질을 띤다 해도 본용언 없이 독자적으로 쓰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보조 용언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고 붙여 쓰는 것은 허용으로 되어 있으나 예외적으로 항상 붙여 써야 하는 것이 있다. 다음 예문에 쓰인 ‘하다’와 ‘지다’가 그러하다.
(3) ㄱ. 영수는 개를 몹시 무서워한다.
ㄴ. 할아버지는 막내 동생을 무척 예뻐하신다.
ㄷ. 대청소를 했더니 집안 구석구석이 깨끗해졌다.
ㄹ. 병약했던 친구가 시골에서 요양을 한 뒤에 많이 건강해졌다.
‘무서워하다’, ‘예뻐하다’에 쓰인 ‘하다’와 ‘깨끗해지다’, ‘건강해지다’에 쓰인 ‘지다’는 문법적으로 보조 용언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은 앞의 본용언과 함께 쓰여 단순히 본용언의 의미를 보충해 주는 것이 아니라 품사까지 바꾸고 있다. 예문 (3ㄱ)에 나타난 ‘무섭다’는 원래 형용사이다. 따라서 ‘개를 무섭다’와 같이 앞에 목적어가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고 ‘무섭는다’와 같이 현재를 표시하는 어미 ‘-는-’과 결합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무섭다’의 활용형인 ‘무서워’에 ‘하다’가 결합하여서 ‘무서워하다’가 되면 목적어도 취하고 ‘무서워한다’라는 표현도 가능하게 되는데, 이는 동사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즉 ‘하다’가 결합함으로써 형용사가 동사로 바뀌게 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기능을 중시하여 ‘하다’와 ‘지다’는 예외적으로 항상 앞 단어와 붙여 쓰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사전에는 이렇게 ‘하다’와 ‘지다’가 결합한 형태가 별개의 동사로 등재되기도 한다.
끝으로 본용언과 보조 용언이 결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한 단어이기 때문에 항상 붙여 써야 하는 것의 예를 몇 가지 보이겠다.
(4) 도와주다, 물어보다, 잃어버리다, 잊어버리다, 팔아먹다
예문 (4)에 나열한 단어들은 원래 본용언과 ‘주다’, ‘보다’, ‘버리다’, ‘먹다’ 등의 보조 용언이 결합한 표현이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단어로 굳어진 합성어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어들은 항상 붙여 써야 한다.
우리말에는 보조 용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본용언과 연결돼서 그것의 뜻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용언을 말하는데요, 거기에는 보조 동사와 보조 형용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먹어 보다’의 ‘보다’라든지 ‘가지고 싶다’의 ‘싶다’ 같은 것이지요.
우리 맞춤법 규정의 띄어쓰기 항목을 보면 보조 용언은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어’ 뒤에 연결되는 보조 용언으로 ‘놓다, 보다, 버리다’ 같은 것이 있는데, ‘해 놓다, 먹어 보다, 가 버리다’의 경우에는 뒤에 있는 ‘놓다, 보다, 버리다’를 앞의 말과 띄어서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앞의 말에 붙여서 쓰는 것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글을 쓸 때 보조 용언을 띄어서 썼다가 붙여서 썼다가 하지 말고 띄어쓰기를 한 가지로 통일해야 한다는 점은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시행의 뜻으로 말하는 ‘해 보다’는 띄어서 쓸 수도 있고 붙여서 쓸 수도 있지만 반드시 붙여서 써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디 한번 해보자 이거지?’라고 할 때는 시행의 뜻을 가진 보조 용언의 표현이 아니라 대들어 맞겨루거나 싸운다는 뜻을 가진 동사로 쓰인 것입니다. 이때는 ‘해보다’가 하나의 동사로 인정된 표현이기 때문에 세 음절을 모두 붙여서 써야 한다는 점에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보조 용언을 붙여 써야 할지 띄어 써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 보조 용언은 모두 다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면 몽땅 다 띄어 쓰면 그만이 아니냐고 속 편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자니 이번에는 반드시 붙여 써야 하는 복합어와 구별하는 것이 더 큰 골칫거리로 등장한다.
이참에 반드시 띄어 써야 하는 것과 붙여 써도 괜찮은 것으로 나누어 정리해 보자.
① 반드시 띄어 써야 하는 것 : 어미 ‘~게’, ‘~지’, ‘~고’, ‘~(아/어)야’ 등의 다음에 나오는 보조 용언
△ 잘살게 되다, 못쓰게 만들다
△ 하지 마라, 쉬지 않다, 좋지 못하다
△ 놀고 싶다, 일하고 있다, 죽고 말았다
△ 먹어야 한다
②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 써도 되는 것 : 어미 ‘~아/어’와 이어지는 보조 용언의 대부분과 관형형 다음에 나오는 보조 용언
△ 꺼져-가다, 견뎌-내다, 이루어-놓다, 먹어-대다, 세워-두다, 읽어-주다(드리다), 썩어-빠지다, 먹어-버리다, 읽어-보다, 밝아-오다, 때려-주다
△ 먹을-만하다, 죽을-뻔하다, 잘난-척하다, 살아난-듯싶다, 죽을-듯하다, 그럴-법하다, 될-성싶다
자리가 넉넉하지 못한 탓으로 미처 다루지 못한 것이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이 정도만 알아두어도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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