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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목 vs 멱 vs 덜미_어휘 자료

by 61녹산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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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을 하다가 한 사람이 

 

"그만 하자. 너하고 싸워야 내 만 아프지."

 

하며 자리를 뜬다. '목이 아프다'는 말은 말을 세게 하여 성대가 상한다는 말이다. '목이 쉬었다'라고 하는 말도 목청에 탈이 나서 음성이 털털하게 나오는 현상을 가리킨다. '목을 가다듬었다'는 아예 목소리를 가다듬었다는 말이 된다. '목을 놓아 울다'도 목소리를 한껏 내어 운다는 말이다. 

 

슬픔이나 기쁨으로 말을 할 수 없을 때에 '목이 멘다'고 표현한다.

 

"너무 이 메어 말을 할 수 없었다."

 

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목구멍이 막혀 말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목이 멘다'를 '목이 맺힌다'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목이 맺힌다'는 비표준어다. '목 안의 소리'란 불안하거나 자신이 없을 때에 매우 작게 내는 소리를 가리키는 말로서 목 안에서만 나는 소리라는 의미이다. 이때의 목도 목구멍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목청, 목구멍, 목젖, 목소리' 등을 대충 어림하거나 얼버무려서 '목'이라고 부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목은 몸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정확하게 위치와 기능을 알아야 한다. 

 

목은 머리와 몸통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목을 통하지 않고는 머리와 몸통이 연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길목'이라는 말을 쓰는데, '길목'은 바로 목을 이용하여 만든 합성어이다. 길목은 여기저기서 온 사람이나 물건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을 가리킨다. '길목'을 그냥 목이라고도 한다. 목에서 기다리면 만날 수 있다. '병목'도 '목'을 이용한 합성어이다. 병안의 액체가 나오려면 반드시 좁은 목을 거쳐야 한다. 차량이 밀려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곳을 병목 지역이라고 하고, 그렇게 적체(積滯)되는 현상을 병목 현상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자주 오가서 장사하기에 아주 좋은 곳을 '목이 좋은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일정한 날에 크게 장사가 잘 되는 경우를 대목이라고 한다. 대개 명절 바로 앞의 며칠간이 명절의 대목 기간에 해당한다. 

 

목은 사람에게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목을 베면' 사람은 두 동강으로 나뉘어 죽게 된다. 그래서 '목숨'이라는 말이 생겼다. 사람은 숨을 쉬어야 하고, 그 숨은 목을 통해서 쉰다. 목이 끊어지는 것은 곧 목숨이 끊어짐을 의미한다. '목을 걸다'는 이처럼 소중한 목을 내놓고 어떤 일을 한다는 말로써, '목숨을 걸다'와 같은 말이 된다. 직장에서 해고된 사람에게는 '목이 달아났다'거나 '목이 떨어졌다'고 한다.

 

사람이 화를 내거나 격앙되어 있는 상태에서 말을 하게 되면 목 주위에 있는 힘줄에 피가 고이게 되어 핏줄이 불쑥 튀어나온다. 이를 '목에 핏대를 세운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거드름을 피우는 행위를 '목에 힘을 준다'고 한다. 목에 힘을 주면 빳빳하게 목을 세워 남을 깔보게 된다. 어깨에 힘을 주면 어깨가 빳빳해져서 거만하게 보인다. 

 

 

멱 : 목의 앞쪽

 

 

 

'목이 곧은 사람'이라고 하면 좀처럼 목에 힘을 빼지 않고 빳빳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만큼 인정이 없고 억지와 자기주장이 센 사람을 가리키는데 목강(木强)한 사람과 같다. 사람을 죽이는 방법으로 목을 베는 것과 함께 목을 짓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서 온 표현으로 '목을 조이다'라는 것이 있다. 목을 조이면 숨을 쉬지 못해 고통스러워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래서 '목을 조이는/죄는' 것은 다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여 못살게 구는 행위를 가리킨다. 사람을 기다리는 경우에 대개 목을 좀 빼어 기다리는 사람을 찾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목을 빼다' 또는 '목이 빠지게'를 써서 사람을 안타깝게 기다림을 표현한다. 

 

 

멱감기 : 목과 전혀 관련 없는 멱감기 놀이

 

 

 

'목'과 비슷한 말로 '멱'이라는 것이 있다. 멱은 목의 앞쪽을 가리키는 말인데 주로 짐승에게 쓰인다. '멱을 따다'는 돼지 같은 짐승의 목을 칼로 벤다는 말이다. '돼지 멱 따는 소리'란 몹시 시끄럽고 듣기 싫은 소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살아 있는 짐승의 멱을 특별히 '멱통, 산멱, 산멱통'이라고 한다. '멱을 따다'를 사람에게 쓰면 저속한 표현이 된다. 사람의 멱은 대체로 '멱살'로 표현한다. '멱에 붙은 살'의 의미로 대게 '멱살을 잡다'의 형태로 쓰인다. '멱살'은 목의 앞쪽 살과 함께 옷의 목아래에 여민 깃을 포함하기도 한다. '멱살잡이'는 멱살을 잡는 행위로서 목의 살보다는 옷의 목 아래 부분을 잡고 싸우는 행위를 가리킨다. 한 가지 노파심에서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여름철에 개울이나 냇물에 몸을 담그고 씻거나 노는 짓도 '멱'이라고하는데 이때의 멱은 긴 소리를 내야 한다. '미역'의 준말이기 때문이다. '멱을 감다'는 '미역을 감다'와 같은 말이다. 이 표현은 목을 씻는 행위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덜미 : 목의 뒤쪽

 

 

 

목의 뒤를 덜미라고 한다. 멱과 반대편에 있는 부분으로서 등으로 내려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덜미를 누르다'는 사람을 재촉하여 몰아세운다는 말인데 남의 약점을 잡고 이용하는 뜻으로도 쓰인다. '덜미를 잡히다'는 몰래 좋지 않은 일을 꾸미다가 발각되었다는 말이다. 덜미를 잡히게 되면 덜미가 눌려 오금을 펴지 못하는 법이다. '덜미를 짚다'는 덜미잡이를 한다는 말인데 남에게 약점을 잡히면 덜미잡이를 하여 끌려 다니게 된다. 

 

덜미는 목덜미와 뒷덜미로 나뉜다. 목덜미는 목의 뒷부분으로서 이제까지 말한 덜미가 대체로 이곳에 해당한다. 뒷덜미는 목덜미의 아래쪽에서 양 어깨 사이를 이르는 말이다.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면 뒷덜미가 뻐근해진다. 어른들이 어깨를 주물러 달라고 할 때에 주무르는 곳이 대개 뒷덜미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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