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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과거, 미래, 장래, 앞날_쓰임새

by 61녹산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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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

 

 

 

과거가 있는 것과 미래가 있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누구나 과거가 있고 미래가 있겠지만 국어에서의 의미를 두는 과거와 미래는 상당히 차이가 크다.

 

"과거가 있다."

 

바람직하지 못한 전력이 있다는 뜻이로 쓰이는 말이고,

 

"미래가 있다"

 

 희망이 있다는 말로 긍정적인 상황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아마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에 이런 뉘앙스의 차이까지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한국의 문화라고 하면 하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과거에 얽매이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그만큼 과거는 미래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노인들은 미래를 이야기하기보다는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세월을 보낸다. 반면에 젊은이는 미래를 설계하기에 바빠 과거를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젊은이들이 짧은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한가한 일일 수밖에 없다. 만일 과거를 이야기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그는 더는 성장할 수 없는 지점에 서 있는 젊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혹여 그런 젊은이를 애늙은이라고도 부른다.

 

장래는 자기에게 장차 다가올 미래를 가리키는 말이다. 미래가 긴 세월 중에서 앞으로 닥칠 시간을 말한다면 정래는 자기가 맞고 겪게 될 미래를 가리킨다. 의미상으로는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사용할 때에는 구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미래는 앞으로 다가올 모든 세월을 다 포함한다. 지금부터 죽을 때까지 아니, 영원히 먼 세월이 다 미래이다. 그러나 장래는 그 사람에게 일어날 어떤 일의 시점까지이다. 그가 죽은 뒤는 장래에 포함되지 않는다. 

 

"장래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하게 될지 모른다."

 

라고 한다면 100년이나 200년이 지난 어느 시점이 아닌 몇 십 년 뒤를 예상하는 말이 된다. 

 

"미래에 우주 전쟁이 일어날 지 모른다."

 

라고 하는 것은 언제나 옳지만 

 

"장래에 우주 전쟁이 일어날 지 모른다."

 

라고 하면 틀릴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장래에는 안 일어나도 먼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우주 전쟁이 일어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장래를 약속했다면 결혼을 약속한 것이 된다. 이들에게 장래는 바로 결혼 시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젊은이의 장래가 촉망된다고 하면 그의 청장년 시기에 뭔가 성공이라고 할 만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경우 장래는 그의 청년기나 장년기 초반을 넘지 않는다. 이 경우에 미래를 약속하다라고 하거나 미래가 촉망된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농촌의 장래는 밝다."

"농촌의 미래는 밝다."

 

둘 중 어는 것을 쓰느냐에 따라서 농촌의 부흥이 얼마나 일찍 이루어질 지 가늠할 수 있다. 막연하지만 농촌의 장래가 밝다고 하면 농촌이 곧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고, 농촌의 미래가 밝다고 하면 농촌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어도 괜찮다. 농촌 발전에 관한 계획이 추진된다면 농촌의 장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앞날은 미래와 장래를 아우르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젊은이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의 앞날이 젊은이들의 어개에 달려 있다."

 

둘다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의 장래가 밝다."

"그의 앞날은 밝다."

 

역시 둘다 아무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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