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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과메기의 어원 : 관목에서 과메기로

by 61녹산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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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과메기

 

"동해 바다의 비릿한 풍경에서 비롯되어 아스라한 향으로 마무리되는 오묘한 맛의 정점"

 

이기황의 '과메기의 추억' 일부다.

 

과메기 어원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나무 꼬챙이로 청어의 눈을 꿰 말렸다는 뜻의 '관목(貫目)'이 포항사람들의 발음으로 변형돼 '과메기'가 됐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이 과메기 어원에 대한 반론도 많다. 순우리말 '과메기'를 비슷한 한자로 옮겨 '관목'이 됐다는 주장이 있다. '관목'은 청어의 두 눈알이 통해서 말갛게 마주 비친다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옛 기록이 있다. 포항지역 연세 많은 어른들은 과메기를 만들 때 주로 짚으로 묶어 말렸지 대나무나 다른 나무 꼬챙이로 눈을 꿰 말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순박한 어민들이 고기의 눈을 나무로 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과메기를 먹어 온 영일 호미수회 서상은 회장은 과메기 이름에 대해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포항의 청어 주산지가 서 회장의 고향 호미곶 일대였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겨울철이면 주민들이 다 처치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청어가 잡혔다. 내장이 흘러내리지 않게 고기의 배가 위쪽으로 가게 짚으로 10마리씩 묶었다. 10마리 묶음 둘의 끝을 다시 묶은 것이 한 두름 20마리다. 이렇게 해서 장대나무에 한 두름씩 척척 걸쳐 말린 것이 과메기라는 것.

서 회장은 이렇게 걸어둔 과메기는 봄보리가 피기 전인 4월께 제대로 숙성된 맛을 낸다고 한다. 쌀독에 양식이 다 떨어져 갈 때 얼다 녹았다 맛이 든 과메기를 쭉쭉 찢어서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고 한다. 서 회장은 보릿고개를 넘긴다는 뜻의 '과맥(過麥)'에서 '과매기'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생생한 현지 원로의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물고기를 꿸 때는 아가미에서 입으로 꿰지, 눈을 꿰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과메기 정설에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과메기는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한다. ‘목’은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의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하므로, 관목을‘관메기’라고 불렸는데, 그 뒤에‘ㄴ’이 탈락하면서 ‘과메기’로 부르게 되었다. 원래 청어를 가지고 만들었지만, 1960년대 이후에 청어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자 대신 꽁치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과메기를 만들어 먹게 된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곧 재담집인《소천소지(笑天笑地)》에 의하면, 동해안에 사는 어느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길을 나섰다가 도중에 배가 고파 바닷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청어를 보았다. 청어는 눈이 꿰인 채로 얼말려 있었는데, 맛이 참으로 좋았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겨울마다 청어의 눈을 꿰어 얼말려 먹었다. 이것이 과메기의 기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한편 뱃사람들이 배 안에서 먹을 반찬으로 하려고 배의 지붕 위에 청어를 던져 놓았는데,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여 저절로 과메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과메기는 청어나 꽁치를 수분 함유량이 40% 정도 되도록 말린 것이다. 곧 갓 잡은 신선한 청어나 꽁치를 -10℃의 냉동 상태로 두었다가 12월부터 실외에 내걸어 냉동과 해동을 거듭하며 말린다. 과메기를 먹을 때는 우선 뼈를 발라내고 껍질을 벗긴 다음, 생미역, 마늘 조각, 실파, 풋고추,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는데, 김을 곁들이기도 한다.

 

과메기는 건청어(乾靑魚 말린 청어)를 가리키는 경북지역 방언이다. 초겨울에  자은 청어를 내다 걸어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면서 말리면 꾸덕꾸덕해진다. 말린 청어에서 머리를 떼고 내장과 껍질을 제거한 뒤에 그것을 김에 얹어 다시마, 부추를 곁들여 먹으면 쫀득쫀득한 맛이 제법 별미다. 포항이 과메기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어 포항에 다녀올 때면 꼭 몇 마리씩 사오곤 한다. 

 

괴메기를 관목(貫目)이라고도 한다. 한글로 적힌 관목이 17세기 문헌에 보이는데, 건청어(乾靑魚)를 뜻한다.. 이후 문헌에 나오는 관목 또는 관목어도 마찬가지다. 청어의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린다고 하여 관목(貫目)을 건청어로 파악한 것이다. 그런데 과목이  처음부터 건청어를 뜻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처음에는 그저 청어를 지시하다가 나중에 말린 청어를 특별히  지시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청어의 눈이  맑고  투명하여 두 눈이 서로 관통해 있다는 해부학적 특징까지 고려하면, 눈을 관통하다라는 뜻의 관목(貫目)이 얼마든지 청어의 별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메기의 어원에 대해서는 대체로 관목(貫目)과 관련하여 설명한다. 물론 관목과 무관하게 설명하고 있는 어원설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포항의 토박이 연구자들의 견해가 바로 그러한데, 이들은 '과'를 동사 '꼬다'의 활용형 '꼬아(꽈 > 고아 > 과)'에서 온 것으로,  '메'를 동사 '매다'에서 온 것으로 보고, 과메기를 '꼬아 매단 생선'으로해석한다.  이와 같은 해석은 '통마리(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으로  말린 것. 반으로 갈라 말린 것은 짜배기, 배지기라 함)'의 몸통을 끈으로 엮어 말린다는 점에 근거한 것이지만, '꼬아매'가 변하여 '과메기'가 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목이가 있어 이로부터 과메기까지의 변화  과정을 음운론적으로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관목이 과메기로 정착하는과정은 좀 복잡한 편이다. 관목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관모기'가 '관뫼기, 관메기, 괌메기'를 거쳐 '과메기'라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경북 영덕(강구) 방언에 '감메기'가 있는데, 이는 '괌메기' 단계에서 제1음절의 모음 '와'의 '오'가 탈락한 어형이어서 '괌메기'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증거한다. 관목이 건청어라는 의미를 띤 뒤에  '과메기'로 변했기 때문에 '과메기' 또한 그러한 의미를 띠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요즘의 과메기는 말린 청어가 아니라 말린 꽁치다. 청어가 잘 잡히지 않자 그것을 꽁치로 대신한 것이다.  꽁치 과메기는 1960년대  이후 등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꽁치 어획량은 급감한 반면 청어 어획량은 늘어나서 다시 청어 과메기가  등장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수산자원의 보호가 절실한 요즘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함께 걱정과 근심만 늘어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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