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기침(Coughing)은 갑작스럽게 숨을 내뿜는 반사 행동이다. 어원은 중세 국어 동사 '깇다'(뱉어내다)에서 유래한다. 폐나 기도가 뭔가로 인해 오염되었을 때, 혹은 사레에 들렸을 때 기도 확보를 위해 발생한다. 이를 유발한 이물질은 가래로 배출/제거되는 경우가 많다. 국제 질병 사인 분류(ICD-10)의 분류 코드는 R05. 전염성 질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음성은 무성 후두개 파찰음(ʡ͡ʜ)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기본적으로 기침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acute)은 기침이 3주간 지속되다가 완화되는 것을 의미하며, 만성(chronic)은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기침이 3주에서 8주간 지속될 때를 아급성(subacute)이라 부르는 데, 자주 쓰이는 표현은 아니다. 기침이 만성으로 지속 될 경우, 다양한 검사법을 통해 원인을 찾게 된다. 만성 기침의 원인으로 흡연, 후비루증후군(postnasal drip), 역류성 식도염(GERD) 및 천식(asthma) 등이 있다. 감기, 기관지염 등이 2~3주 동안 기침을 하기도 한다.
간혹 기침과 재채기를 혼용해 쓰는 경우가 있는데, 둘은 전혀 다르다. 재채기는 코에서 목까지 이르는 부분에서 일어나는 이물질 등에 대한 반사작용이며, 기침은 목에서 폐에까지 이르는 부분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주로 칭하는 것이다. 참고로 기침을 한번 하는 데는 약 2kcal 정도가 소모된다고 한다.
기침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폐에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등의 손상을 일으키는데 기침은 이물질을 방출하여 이물질로 인해 폐가 손상되는 것을 예방하거나 줄이는 작용을 한다.
루게릭 환자가 폐렴에 취약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루게릭병 환자들의 경우 호흡근육이 약화되면서 기침능력이 약해지기 때문. 때문에 루게릭 환자들중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된 사람은 오히려 "기침을 하도록 유도해 주는 기기(기침 유발기)를 일부러 사용할 정도"이다. 사람의 건강에 있어서 기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
문제가 되는 것은 기침 자체가 아니라 "기침이 자주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기침 현상 자체를 줄이는게 아니라 기침을 하게 되는 원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하여 기침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즉 기침이 듣기 싫다고 또는 하는 게 꺼려진다고 기침을 안하게 하는 약을 무작정 먹는 게 아니라 왜 기침을 하는지 파악하여 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기침이 나온다면 눈치를 보면서 억지로 하지 않으려고 하지 말고 그냥 에티켓을 지키며 기침 하는 게 낫다. 폐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기침을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 기침을 억지로 참는 잘못된 습관이 반복되면 폐가 탈이 난다.
고뿔
요즘 병원마다 감기 환자가 넘쳐난다고 한다. 살인적인 한파(寒波)가 계속되고 농도 짙은 미세 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는 최악의 환경이다. 약을 먹어도 몇 주는 족히 고생해야 그나마 조금 차도가 있는 것이 요즘 감기이다.
‘감기’는 한자어 ‘感氣’로, ‘(찬) 기운에 감염되다’란 뜻이다. ‘感氣’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어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선 ‘感氣’ 아닌 ‘感冒(감모)’를 쓰고 있다. ‘감모’가 일찍이 우리말에 들어왔으나 지금은 ‘감기’에 밀려 잘 쓰이지 않는다.
‘감기’를 순우리말로는 ‘고뿔’이라 한다. ‘고뿔’은 사전에도 올라 있고, 문학 작품에도 쓰이고 있으나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이 또한 ‘감기’라는 한자어에 세력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감기 고뿔도 남은 안 준다” “남의 죽음이 내 고뿔만도 못하다” “정승 될 아이는 고뿔도 안 한다” 등의 속담이나 ‘고뿔앓이, 돌림고뿔’ 등과 같은 합성어 속에서나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고유어 ‘고뿔’은 역사가 아주 깊다. 16세기 문헌에 ‘곳블’로 보이는데, 오래전부터 그렇게 쓰여 왔을 것이다. ‘곳블’은 명사 ‘고ㅎ(코)’과 ‘블(불)’ 사이에 사이시옷이 개재된 어형이다. ‘고ㅎ’과 ‘블’의 성조가 거성(去聲)이고 ‘곳블’의 성조가 ‘거성 + 거성’으로서 성조가 같다는 점 또한 이와 같은 설명을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곳블’은 ‘코에서 나는 불’로 해석된다. 감기에 걸리면 콧물이 줄줄 흐르고 심해지면 코까지 막히게 되어 급기야는 코에서 뜨거운 열기가 나는데, 이와 같은 코감기의 증상에 주목하여 그렇게 명명한 것이다. 16세기의 ‘곳블’은 제2음절의 모음이 원순모음으로 바뀌어 ‘곳불’로 변한다. ‘곳불’에서 제2음절의 어두음이 된소리로 발음 나는 것을 반영한 표기 형태가 지금의 ‘고뿔’이다. 순우리말 ‘고뿔’에 힘을 실어 소생시키면 어떨까 한다.
감기
3월이 되면 일교차가 심한 날씨가 계속되는 데다 꽃샘추위까지 겹쳐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광주.전남의 주요 병원과 약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심한 기침과 오한,근육통을 동반한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지난달에 비해 크게 늘었다.이들 감기 환자들은 주요 대학병원은 물론 내과,소아과,이비인후과 등 동네 의원마다 하루 30∼40명씩 몰리고 있다.이번 감기는 흔히 목감기로 불리는 목젖 염증이 주요 원인이며,이에 따른 기침과 목구멍이 따끔거리는 증세를 보이고 오한과 근육통 등 몸살 증세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감기 환자가 급증한 것은 이달 들어 공기가 건조해 지고, 환절기라서 밤기온이 더욱 떨어지면서 기온차이가 10℃ 이상 벌어지는등 심한 일교차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꽃샘추위와 함께 중국에서 발생된 상당량의 황사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고 또한 따뜻한 겨울에 병해충이 충분히 박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신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체온보존에 실패하면 감기등 호흡기 감염으로 고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겨울보다 초봄에 감기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유의하여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체온의 저하로 호흡기 점막을 통하여 감기 바이러스의 침범을 받기 쉽게 된다. 감기의 전염경로는 대부분을 호흡기를 통한 공기전염이다. 감기환자의 기도 분비물이 기침등을 통하여 대기중에서 물방울형태로 되고, 그속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존재하고 있다가 이를 다른 사람이 흡입하면 감기에 걸린다. 또한 손을 통한 접촉으로도 바이러스의 전염경로가 밝혀졌다. 감기환자의 기침등으로 나온 감기 바이러스가 여러가지 주위물건에 달라 붙어 있다가 이들을 만지면 손에 바이러스가 묻고, 오염된 손으로 무심코 눈이나 코를 비비면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감기는 집단생활로 쉽게 전파되는 질환이다.간혹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서 시작돼 온가족이 앓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계절이 바뀌는 요즈음 걸르지 않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방문객인 감기가 만병의 근원 으로 무섭게 등장하게 된 역사는 생각보다는 오래 되었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쳐 세계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을 보면 이상한 점이 나타난다. 1890년과 1918년에 내적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평상시보다 10배나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찾아본 과학자들은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처음엔 폐렴이 그 원인인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해만 특별히 폐렴이 유행하는 원인을 찾을 수 가 없었다. 1933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난 뒤 그 진정한 이유가 감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렇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감기라서 그런지 그에 대한 속설도 많다. 보통 감기는 날씨가 추워져 기온이 내려가면 잘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남극원정을 다녀온 탐험가들은 1, 2년 동안의 원정중에는 감기에 걸려본 적이 없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따뜻한 고향으로 돌아오면 감기에 더 잘 걸린다. 그러므로 반드시 추운 곳에서 감기에 잘 걸린다고 보기 어렵다. 또 비를 맞아 머리나 옷이 젖거나 물에 빠져 발이 오랫동안 물에 젖어있으면 감기에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실험에 따르면 그렇지 않 다. 이것을 검증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세가지 실험군을 준비했다. 한 팀은 바이러스 주사를 맞고 젖은 수영복 입혔으며, 또 한 팀은 주사는 맞지 않고 똑같은 조건으로 추운 바깥에서 30분 동안 있게 했다. 다른 또 한 팀은 주사만 맞고 따뜻한 실내에 있었다. 이 팀 중에 주사를 맞은 두 팀에서 같은 비율의 감기환자가 생겼다. 바이러스 주사를 맞지 않고 수영복만 입고 떨었던 팀에서는 감기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인정머리 없는 실험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실험 결과에 의하면 몸이 젖고 추운 곳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지 않았다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감기환자는 환절기에 많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겨울에 더 활동적이지는 않지만, 우리 몸이 겨울에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에 노출될 확률이 커진다. 특히 실내공기가 건조하면 건조할수록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저지하는 점막의 역할이 약해져 감기에 걸리게 된다. 감기에 걸리면 우선 콧물이 나오게 되는데, 이 때 우리는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콧물이 나오는 시점은 벌써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지 며칠이 지난 뒤가 된다. 그럼 감기 바이러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 감염되는 것일까? 감기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 예방주사를 맞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바이러스는 우리가 보통 세균이라고 알고 있는 박테리아보다 크기가 작아 0.000000254cm밖에 안된다. 감기를 막기 위해 환자와의 접촉이나 기침, 재채기 등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마스크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 바이러스의 특징은 살아있는 세포에만 증식이 가능하고 공격하는 세포도 정해져 있다. 감기 바이러스는 우리 코의 점막을 이룬 세포에서 자라기 때문에 코를 통해 감염된다. 감기 바이러스가 코의 점막에 침투하면 세포안으로 들어가 세포질을 먹으며 자신의 유전물질을 풀어놓아 증식한다. 이렇게 증식된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에 침투해 점점 병세가 짙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환자의 재채기에 의해 한번에 약 5000개의 물방울로 방출되어 퍼져 나가게 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 어른은 한 해에 서너번 걸리고 아이들은 조금 더 자주 걸린다. 여름 보다는 겨울철에 많이 걸리고 특히 요즘같이 철이 바뀌는 환절기에 잘 걸리는, 세상에서 가장 흔한 병이다. 감기 바이러스가 콧속 또는 인두나 편도를 침범하여 콧물감기, 목감기의 증세가 나타나는데 대부분 자연 치유되며 나이가 어릴수록 감기 증상은 빠르게 진행되어 축농증, 중이염,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의 합병 증세를 나타낸다. 감기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종류, 나이, 알레르기가 있는지의 여부, 영양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세심하게 관찰하여야 하며 아이들의 경우 감기의 초기 증세는 홍역, 백일해, 알레르기성 비염과 비슷하므로 전문의에게 확실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합병증으로 중이염이 올 수 있고 하기도 감염(폐렴, 기관지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에게는 환절기 특히 봄철이 괴롭기만 하다. 물론 알레르기 질환은 체질과 관계가 있으나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 정도로 생각하여 방치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코감기(재채기, 콧물, 코막힘, 코의 가려움) 증세가 잘 낮지 않고 1개월 정도 계속 된다거나, 기침이 심하여 호흡이 곤란함을 느끼게 되면 새로 알레르기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이 발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환절기 감기의 치료
합병증이 없는 감기의 치료는 일반적인 주의 사항을 잘 지키고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대증요법에 의하여 치료하게 된다. 가습기를 써서 습도를 높이고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을 먹으면서 쉬면 된다. 목소리를 아끼고 밥을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감기는 시간이 지나면 낫게 되어 있다. 이 약 저 약 쓰기 시작하면 계속 쓰게 되니까 처음부터 약에 매달리지 않는 것이 좋다. 대개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호흡기병은 시간이 지나면 낫게 마련이다.
감기환자가 지켜야 할 주의사항으로는
첫째, 과로하지 않고 집안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둘째, 방안의 온도를 따뜻하게 그러나 너무 덥지 않게 하고
셋째, 가습기를 이용하여 50-60%의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넷째, 보리차 등으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다섯째, 실내 환기를 잘 시키고
여섯째, 환자가 있는 실내에서의 흡연을 삼간다.
어린이 감기는 콧물, 재채기, 고열을 동반하는데 열이 날때는 의사의 처방에 따른 좌약이나 시럽 형태의 해열제를 사용하고 아스피린보다는 타이레놀이 소아에서는 안전하다. 목 쉰 데에는 성대의 염증과 부종이 가라앉을 때까지 목을 쉬는 것이 좋고 콧물에는 항히스타민제를 쓰고 코막힘이 심할때는 국소에 혈관수축작용을 하는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자주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다. 그외 기침과 가래가 심할 때는 진해거담제를 사용하기도 하는 데 감기가 걸렸을 경우 감기 초기에 약국 등에서 항생제를 같이 복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으나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감기 증상이 시작되어 39도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귀의 통증이나 귀막힘증상, 2차성 세균감염으로 누런 가래가 코 뒤쪽으로 흘러 내리거나 목에서 많이 생기는 경우, 심한 기침이 지속될 경우 서둘러 병의원을 찾아 폐렴을 합병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환절기 감기의 예방
주위에서 보면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 있고 전혀 안 걸리는 사람도 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약골(弱骨)과 강골(强骨)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평소에 얼마나 운동을 하며 적극적인 사고 방식으로 사는가 하는 생활태도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감기 예방에는 손씻기등 철저한 개인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우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과로를 피해야 한다.또 기관지 점막의 건조가 감기 바이러스의 침투를 용이하게 하므로 따뜻한 물과 녹차등 음료수를 통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환자의 콧물에는 감기 바이러스가 무척 많이 살고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코를 만지지 않도록 하고 환자나 환자 주위의 사람은 손을 자주 씻어야 바이러스가 덜 퍼지고 덜 들어온다. 환자가 마스크를 쓰는 것도 주위의 다른 사람에게 덜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감기는 대개 환자와의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신체 접촉을 통하여 전파되며 공기에 의한 전염은 드물다고 한다. 즉 감기 환자와 악수를 한 후 손을 씻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감기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이 코나 입에 닿게 되면 손에 묻은 감기 바이러스가 비점막을 통하여 침범하게 되므로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반드시 손을 잘 씻는 것이 감기 예방에 중요하다. 아이들이 밖에서 놀다가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게 하고 함께 양치질하는 버릇을 들이도록 하는데, 감기는 대부분 밀폐된 공간의 오염된 공기나 문의 손잡이 등을 통하여 감염되기 때문이다.
예방 접종은 없다. 예방 접종약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고 개발해도 그 약의 효과가 오래 가지 않는다. 백신이란 한 가지의 혈청 종류에 대해서 약한 균을 길러 몸에 넣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감기 바이러스는 종류가 너무 많아 모든 타입에 대한 백신을 다 만들 수도 없고, 감기라는 병 자체가 중 한 병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 무리해서 개발하고 접종할 값어치가 없는 것이다. 독감에 걸려 폐렴등 합병증이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당뇨병,심장질환,만성폐질환 환자들은 초겨울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이와 함께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는 가습기를 틀어 적절한 습도(50-60%)를 유지하도록 하고 청소를 자주 해서 집안의 곰팡이와 먼지를 없애야 한다.
환절기에는 가정에서 개인위생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등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가족의 건강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에 수영을 통해 피부를 튼튼하게 하거나 규칙적인 운동 또는 삼림욕 등을 통하여 체력을 단련해 주는 것이 좋겠다.
기침, 고뿔, 감기의 어원
감기가 걸리면 예외 없이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난다. 코에 손을 갖다 대 보면 열이 느껴진다. 이러면 옛날에는 ‘고뿔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감기 걸렸다'거나 더 심하면 ‘독감 걸렸다'고 한다. ‘들었
던 것'이 이제는 ‘걸린 것'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 제법 재미있기도 하지만, 이제는 재미있게 표현한 고유어는 버리고 한자어만 쓰게 된 것이 마냥 아쉽기만 하다.
원래 '기침'은 ‘기츰, 기춤, 기참, 깃츰' 등으로 사용되었었는데, 15세기에는 ‘기춤, 기츰'으로만 보이다가 16세기 말부터 ‘기참(아래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춤'은 18세기 말까지 사용되고 ‘기참'은 19세기까지 사용된다. ‘깃츰'도 19세기 말에 나타나지만 ‘기츰'의 다른 표기일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기침'은 19세기 말에 처음 나타난다. 그도 그럴 것이 ‘기츰'의 ‘츰'은 치찰음 밑에서 모음 ‘으'가 ‘이'로 되는 전부고모음화에 의한 것인데, 비어두음절에서 이러한 음운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19세기 말이기 때문이다. ‘브즈러니'가 ‘부지러니'로, ‘쓸데없이'를 ‘씰데없이'로 발음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춤, 기츰, 기참, 깃츰, 기침'의 실례를 한 개씩만 들어 보도록 한다.
한쁴 기춤하시며 한쁴 彈指하시니<1447석보상절, 19, 39a>
한숨 디흐며 자최욤하며 기춤하며 하외욤하며 기지게 하며<1475내훈언해, 1, 45a>
기춤<1690역어유해, 상, 37b>
패기 하며 트림하며자최욤 하며 기참하며 하외욤하며 기지게 혀며<1586소학언해, 2, 7a>
祝이 소래 하야 세 번 기참하고 이에 門을 여러든 主人 以下 ㅣ 다 들고<1632가례언해, 10, 24b>
과가리 기츰 기치고<1489구급간이방, 2, 9b>
기츰 해(咳) 기츰 수(嗽)<1527훈몽자회, 중, 16a>
깃츰하다 咳唾<1880한불자전, 176>
"에헴" 하고 일부러 짓는 기츰소리가 나고 뒤이어서<1936미완성, 127>
‘기침'은 더 이상 분석할 수 없는 단어로 보인다. 그러나 ‘기침'은 형태소 분석이 기능한 단어다. ‘기춤' 등은 동사 어간 ‘깇-'에 명사형 파생접미사 ‘-움 /-음'이 통합된 것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깇다'란 단어는 ‘기침하다'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깇다'는 동족목적어(同族目的語)를 취하는 동사다. 다른 명사와는 전혀 통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깃난 기춤, 기춤 깇다' 등으로만 사용된다.
셜하야 깃난 기춤은 추미 걸오 고히 덥고 버린 긔운도 이셔 <1489구급간이방, 2, 9a>
찬 긔운으로 깃난 기춤은 추미 말가니<1489구급간이방, 2, 9a>
과가리 기춤 지치고 가사미 훤티 몯하거든<1489구급간이방, 2, 10b>
콧구무로 고롬을 흘리며 기춤 기참애 맑띠 아니며<1682마경초집언해, 하, 54a>
기참 기츠며 왼 녑흘 알하며 머리랄 도라 왼녁흐로 도로혀난 대 고티나니라<1682마경초집언해, 하, 60b>
기츰 깃고 자채욤하며 열을 슬희여 하고 바람안 슬희여 아니며<1608언해두창집요, 上, 10b>
이러한 현싱으로 보아서 ‘깇다'라는 동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이나 중국의 우리 동포 사회에서는 아직도 ‘깇다'가 쓰이고 있어서 문학 작품 등에 등장하기도 한다.
간밤 꿈에 나무가 감기에 걸려 콩콩기침을 깇는게 아니겠니. 덜덜 떨고 있겠지 뭐야. 난 병든 나무를 안고 온밤 울었댔어...<1998정문준, 정든백양나무>
‘기춤/ 기참/ 기츰' 등은 여기에 ‘-하다'가 붙어 ‘기춤하다' 등으로 쓰였는데, 이 단어의 파생이 오늘날 ‘기춤을 깇다'가 사라진 이유로 보인다. 즉 ‘기춤하다'가 ‘기츰 깇다' 대신에 사용됨으로써 ‘깇다'라는 동사가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감기'를 옛날에는 ‘고뿔'이라고 했었다. ‘고뿔 들었다'고 해서 감기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흔히 사용되었던 것이다. 이 ‘고뿔'은 옛말에서는 ‘곳블'이었는데, 이것이 ‘곳블'로 원순모음화되었다가 뒤의 음절 초
성이 앞음절의 ‘ㅅ' 때문에 된소리로 되어 오늘날 ‘고뿔'이 된 단어다. 이 ‘고뿔'은 곧 ‘고[鼻] + ㅅ(속격조사) +블[火]'의 구성으로 된 단어이다. 곧 비염에 걸려 코에 불이 난다는 의미 때문에 생긴 단어이다. 정말 재미있게 표
현한 단어인데, 이 단어는 16세기부터 출현한다. 일찍부터 한 단어로 굳어진 것이다. 그래서 ‘고'가 ‘코'로 유기음화되었어도 표준어에서는 ‘코뿔'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방언에 따라서는 ‘코뿔'이라고 하
는 지역도 있지만, 그러나 문헌상에서는 ‘콧블, 코블, 코쁠, 콧쁠' 등으로 출현하는 경우가 없다. 마치 ‘갈[刀]'이 ‘칼'로 유기음화되었어도 ‘갈다'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처럼.
다 그 해 그모도록 곳블도 만나디 아니하며 다삿 가짓 쟝셕 귓것도 피하리라<1542분문온역이해방, 4a>
나도 곳블 드려 음식도 잘 몯 먹고 잇뇌 밧바 이만<16xx현풍곽씨언간>
鼻淵 곳블<1690역어유해, 상, 61a>
傷風 곳블하다<1768몽어유해보, 23b>
害鼻淵 곳불하다<1748동문유해, 하, 6a>
곳불 感氣<1880한불자전, 196> <1895국한회어, 30>
害鼻淵 곳불<18xx광재물보, 인도, 4a>
그러면 ‘감기'라는 단어는 언제 이루어진 말일까? 이 ‘감기'는 ‘感氣'의 한자어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어이다. 오래 전부터 쓰였던 것으로 ‘감기(感氣)'의 한자음 ‘감긔'로 나타난다. 처음 나타나는 것은 18세기 말
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것을 ‘감모(感冒)'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보인다.
感冒 감긔드다<1778방언유석, 성부방언, 3a>
감긔 感氣<1880한불자전, 124>
감긔 感氣<1895국한회어, 8>
感冒 감긔<18xx광재물보, 인도, 4a>
침슈와 감긔만 겨셔도 건넌방의 와 지내시더니 <18xx한중록, 168>
병셰는 일시 감긔 미류하미니 <18xx장한졀효긔, 13a>
허다못해 감긔가 드러서 누엇드래도 무당파 판수가 푸닥거리와 경을 읽엇다<1925꿈, 3>
감긔로 신긔 불편하야 떠나지 못하고 즁지하니<1908설중매, 40>
그래서 20세기 초기 문헌에서는 ‘감기'와 ‘고뿔'을 동시에 쓴 예문도 발견된다.
무남독녀로 그 따님 한아를 앙휵하실 때에 불며 날가 귀면 꺼질가 겁을 내시고 감귀 곳불만 드러도 밤에 단잠을 못 주무시고 애를 쓰시든 터인대<1911치악산, 下, 35>
혹자는 이 ‘감기(感氣)'를 일본 한자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아마도 일본 한자로 ‘감기'는 ‘풍사(風邪)'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뿔'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어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어로 대치된 것에 그나마 만족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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