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1. (과일 / 열매) 망신은 모과가 다 시킨다.
2. (과일 / 열매) 될 꽃은 첫 삼월부터 알아본다.
3.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과일 / 과실) 생산량을 조사한다.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과일, 과실, 열매를 가르는 기준으로는 무엇보다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꼽아야 한다. "인간의 치명적 약점은 세 끼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이다"했던 노신(魯迅)의 말마따나, 사람에게 먹고 사는 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먹고살만 해지면 먹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십상이지만, 말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과일'에 속하는 것은 다 먹을 수 있다. ‘과실'은 본디 ‘과일'이 라는 뜻이었지만 현재는 ‘과일'에 일부 ‘실과'를 보탠 말이 되었다. 예를 들어 밤, 호두, 잣, 은행 같은 것은 ‘과실'이라고 하지 ‘과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간혹 과육을 먹지 않는 ‘과실'은 약이나 차 같은 것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한편 ‘열매'는 식물이 맺는 모든 종류의 결실을 가리킨다. 따라서 먹을 수 없거나 먹지 않는 것도 많다. "이 책은 저자들의 인내와 노력의 열매다" "그 실험은 숱한 시행착오 끝에 열매를 맺었다"와 같이, ‘열매'는 비유로도 곧잘 쓰인다. 맛도 구분의 기준이 된다. ‘과일'은 대개 수분이 많고 단맛이나 신맛이 나며 향기가 좋다. 그래서 참외나 토마토 같은 채소의 열매가 ‘과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과일 망신을 모과가 다 시키는 이유는, 못생겼기 때문만이 아니라 시고 떫어서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들여 가꾸느냐 거저 얻느냐
대가를 치르고 얻느냐 아니면 거저 얻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일'은 사람이 가꾸어서 손에 넣는 것은 물론, 돈을 치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열매는 대부분 자연에서 거저 얻는다. 이따금 까치가 배농사를 망친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까치들에게 배는 '과일'이 아니라 ‘열매'일 뿐이다. 까치들이 돈을 치르고 배를 먹 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으니까.
마지막으로, 자신을 키워준 나무나 가지에 붙어 있느냐 붙어 있지 않느냐 하는 점도 따져야 한다.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느냐 하는, 이른바 실존의 조건을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과일'은 나무에서 독립해 인간세상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존재하지만 자연이 준 생명은 이미 잃어버린 셈이다. 이에 비해 ‘과실'이나 ‘열매'는 여전히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주는 ‘몸뚱이'에 붙어서 생명을 누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보면 가장 품이 넓은 것이 ‘열매'이고, ‘과실'과 ‘과일'은 열매에 속한다(열매⊃과실⊃과일). ‘과실'은 둘 사이에 초라하게 끼어 있는 듯하지만 ‘열매'와 ‘과일'이 채우지 못하는 의미를 지키고 있으면서 ‘과실수' ‘과실 농사' 같은 복합어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다"고 노래한 릴케의 시 <가을날>은 "마지막 열매들이 영글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 허나 가을은 ‘열매'와 더불어 ‘과일'과 ‘과실'도 알차게 영그는 계절이기에 더욱 풍성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요약>
과일 : 먹을 수 있다 / 가꾸어야한다 / ‘몸뚱이'에 붙어 있지 않다.
과실 : 먹을수 없는 것도 있다 / 가꾸지 않는 것도 있다 / ‘몸뚱이'에 붙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열매 : 먹을수 없는 것도 많다 / 가꾸지 않는다 / ‘몸뚱이'에 붙어 있다.
<정답>
1. 과일
2. 열매
3. 과실
<열매>
생명의 시작 열매
열매는 씨앗을 가지고 있는 기관으로 감, 복숭아와 같이 씨방이 자라서 열매가 된 것을 참열매라 하고, 사과, 배과 같이 씨방 이외의 부분이 자라서 열매가 된 것을 헛열매라 한다.
씨앗의 생김새
종자껍짙, 배젖, 배, 떡잎
열매의 분류
- 협과 - 꼬투리속의 여러 칸으로 나뉜 방마다 씨앗이 들어있습다.(등나무)
- 소견과 - 작은 견과(자작나무)
- 소견과가 여러 개 모인 구과 - 소견과가 공모양으로 여러 개 모여있습니다.(양버즘나무)
- 장미과 - 육질이 된 꽃받침통 속에 작은 견과가 많이 들어있습니다.(찔레나무)
- 삭과 - 속이 여러 칸으로 나뉘고 칸마다 씨앗이 많이 들어있습니다.(차나무)
- 구과 - 나무처럼 단단한 비늘조각이 여러개 뭉쳐있습니다.(구상나무)
- 시과 - 열매껍질이 얇은 막처럼 툭 튀어 나와 날개 모양이 되면서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갑니다.(미선나무)
- 골돌과 - 단단한 열매껍질이 봉합선 1줄을 따라 벌어집니다.(모란)
- 견과 - 각과보다 더 단단한 열매껍질과 깍정이에 쌓여 있으며, 다 익어도 갈라지지 않습니다.(굴참나무)
- 석류과 - 중간껍질은 가로로 된 방 여러개로 나뉘어 있고, 방마다 즙 많은 속껍질에 쌓인 씨앗이 있습니다.(석류나무)
- 장과 - 씨방이 크게 자라서 된 열매로, 조직이 무르고 과육에 살과 즙이 많으며 속에 단단한 씨앗이 있습니다.(포도나무)
- 감과 - 튼튼하고 기름샘이 많은 겉껍질 속에 부드럽고 두꺼운 중간껍질이 있으며, 얇은 막같은 속껍질 속에는 즙이 많은 털 모양의 알맹이가 많습니다.(탱자나무)
- 핵과 - 나무처럼 단단한 속껍질속에 씨앗이 들어있고, 속껍질의 바깥을 살이 많은 중간껍질이 덮고 있습니다.(복숭아나무)
- 이과 - 씨방겉에 있는 꽃턱과 꽃받침통이 합쳐져 열매가 됩니다.(사과나무)
열매
꽃이 수분(受粉)하고 수정(受精)한 다음 주로 암술의 씨방이 발육하여 된 기관.
씨방의 내부에서는 밑씨[胚珠]가 성장하여 씨[種子]를 만듭니다. 속씨식물에서만 발달한 기관으로 완숙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씨를 산포합니다. 좁은 뜻으로는 씨방이 발달한 것을 말하지만 꽃받침 ·꽃턱[花托] 등 씨방 이외의 부속부분이 발달한 것도 많이 있어 넓은 뜻으로는 이들을 모두 열매라고 합니다.
사과나 배에서 좁은 뜻의 열매는 중앙부의 심(芯)이라고 하는 부분이며, 바깥쪽으로 사람이 먹는 부분은 꽃받침 ·화관 ·암술의 기부가 합착하여 통 모양으로 된 화관(花管)이 발달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열매의 구성에서 씨방 이외의 부분이 발달한 것을 헛열매[僞果]라 하고 씨방만이 발달한 것을 좁은 뜻의 열매인 진과(眞果)라 합니다. 한편 양딸기나 사과의 헛열매에는 속에 진과가 있으며 발달의 정도에 차이가 있고 씨방 이외의 부분이 부과된 것이지 결코 가짜[僞] 열매[果]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열매를 정의할 때는 암술과 그 부속물이 발달한 것이라고 넓은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꽃받침 ·꽃턱 ·화관 등과 같이 꽃을 직접 구성하는 부분 외에 포(苞) ·화축(花軸) 등 꽃의 부수기관도 열매의 일부를 구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태학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꽃차례 ·꽃 ·암술의 형태 등에 기준을 두어 다음의 3형으로 대별합니다.
- 단과(單果) : 1개의 암술을 가지는 꽃에서 많이 있으며, 열매는 주로 씨방이 발달한 것이다. 복숭아 ·콩 ·밀감 ·망고 ·감 ·토마토 ·피망 등이 있습니다.
- 복합과(複合果) : 2개 이상의 이생(離生) 암술을 가지고 있어 1개의 꽃에서 복수의 열매가 형성된다. 으름 ·연꽃 ·장미 ·나무딸기 등이 있습니다.
- 집합과(集合果) : 겉보기로는 1개의 열매처럼 보이지만 다수의 꽃에서 성숙한 열매가 조밀하게 집합한 것이다. 뽕나무열매(오디) ·아나나스 ·무화과 ·파인애플 등이 있습니다.
<과일>
과일이라 함은, 사람이 식용으로 하는 식물의 열매를 말한다. 주로 과육 · 과즙이 많고 향기가 높으며 단맛이 있는 식물의 열매를 말하는데, 식물학에서는 씨방 또는 이와 연관된 기관이 함께 발달한 것을 말한다. 농학에서는 식물학에서보다 훨씬 좁은 의미로, ‘식용할 열매를 생산하기 위하여 가꾸는 나무의 열매’를 과실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식용하지 않는 열매는 과실이 아니고, 또한 ‘가꾸는’이라는 제한을 붙여서 자생하는 머루 · 다래 · 개암 등도 과실에서 제외시킨다.
과실은 나무의 열매에 한하므로 참외 · 수박 · 딸기와 같은 것은 용도에 있어서는 과실과 똑같지만 과실과 구별하여 열매채소로 다룬다. 일상용어로서의 ‘과일’이라는 낱말은 농학에서의 ‘과실’이라는 용어보다 넓은 의미로 쓰인다. 즉, 농학에서의 과실과 열매채소 모두를 포함하며, 야생상태의 머루 · 다래 · 복분자(산딸기) 등도 포함되는 용어이다. 인류의 식량 취득방법이 수렵과 채취단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식물성 식량원으로서는 근경류(根莖類:뿌리와 줄기)와 종실류(種實類:곡물)가 주가 되었겠지만, 나무의 열매 중에서 독이 없는 종류는 그 독특한 맛과 향기 때문에 즐겨 먹었을 것이다. 특히, 열대 내지 아열대지방에서는 식량으로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목본성식물(木本性植物:나무)은 열매가 맺힐 때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므로 근경류나 종실류보다는 늦게 재배되었을 것이다.
동아시아지역에서 농경문화가 가장 먼저 발생한 황하 유역의 경우, 조 · 기장 등이 최초로 재배되고 개암 · 밤 · 복숭아 등은 앙소(仰韶) · 용산문화기(龍山文化期)주3, 즉 지금으로부터 5,000∼6,000년 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나라에서 과일나무를 처음으로 가꾸기 시작한 연대를 추정하기에는 고고학적 탐사가 아직 부족하지만, 현재 우리 나라의 주요 과수인 배(분류상 일본배)의 기본종인 돌배는 우리 나라 전역에 자생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과일나무로서 가장 먼저 재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문헌상으로도 『삼국유사』 보양이목조(寶壤梨木條)에 배나무에 관한 기록이 나오며, 고려에서 배 가꾸기를 권장한 기록이 있다.
매실도 우리 나라에서 배에 못지않게 오랜 재배사를 가진 과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밤 · 능금 · 앵두 등은 만주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역은 고구려의 영토이었으므로 이들의 재배연대도 매우 이를 것으로 짐작된다. 화북지방(華北地方)이 원산인 복숭아와 살구도 앙소 · 용산 문화의 흐름을 따라 오랜 옛날에 우리 나라에 전해졌을 것이다. 감귤은 문헌상으로 볼 때 탐라(제주도)에서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재배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과일은 종류가 대단히 많고 그 특성이 매우 다양한데, 크게 온대과일과 열대 및 아열대과일로 나눈다. 우리 나라는 온대에 위치하므로 재배되는 과수의 거의 전부가 온대과수에 속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도 열대과수를 재배하기에는 기온이 너무 낮지만, 10여년 전부터 내한성이 비교적 강한 파인애플 품종을 비닐하우스 안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였고, 최근에는 파파이어 · 바나나 등의 재배를 가온하(加溫下)에서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희귀성 때문에 현재로는 경제성이 있지만, 수입이 개방되면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다.
과일은 대개 85% 정도가 수분이고 탄수화물의 함량은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비타민과 무기질의 함량이 다른 식품에 비하여 풍부하므로 영양적 가치가 크다. 그리고 육류와 곡물이 산성 식품인 데 반하여, 과일은 채소와 함께 알칼리성 식품이다. 비타민의 함량은 과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감귤류와 비파 · 살구 등과 같이 카로틴 함량이 많은 것은 비타민 A의 공급원으로서 좋고, 감귤류를 비롯한 모든 과일은 비타민 C의 함량이 많다. 호두 · 개암 등은 약 60%나 되는 지방을 함유하고 맛이 좋으므로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데 매우 좋은 식품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옛날부터 과일나무의 재배를 권장한 기록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조선시대 말엽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19세기 말에 이르러 서구주4와의 교류가 빈번하게 되면서부터 과일생산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되어 과수재배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1906년 원예모범장(園藝模範場)을 뚝섬에 설립하게 되었고, 외국으로부터 개량된 과수품종을 도입하여 시험재배하는 한편, 본격적으로 과수재배를 권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민족항일기에는 우리 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과수원은 극소수에 불과하였고 대부분 일본인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광복 직후 기술부족과 경제적 · 사회적 혼란으로 과수원의 현상유지가 어렵다가 6 · 25전쟁으로 더욱 황폐하게 되었다. 1960년대 이후 원예재배장과 대학에서의 기술개발과 교육, 정부의 농가소득증대작물지정 및 지원을 계기로 재배면적이 늘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 이후 해에 따라 다소의 기복은 있었으나, 경제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생산을 더욱 자극하기에 이르렀다.
1986년의 생산실적을 보면 사과 · 배 · 감 · 포도 · 복숭아 · 밀감을 합쳐서 141만5000t이고, 국민 1인당 평균 34㎏에 지나지 않으므로 선진국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20년 전인 1967년과 비교해 보면 밀감은 2t에서 340t으로 무려 170배나 증가하였으며, 포도가 6.6배, 감이 4.2배, 배가 3.3배, 사과와 복숭아가 각각 2배로 증가하였다. 과일은 생과 및 가공품으로 유통되고 있다. 가공품의 종류에는 과실주 · 통조림 · 주스 · 넥타 · 잼 · 젤리 · 건과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과일의 종류에 따라서 가공비율이 크게 다르다.
<과실>
과실이라 함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물의 모든 열매를 말한다.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 부여(夫餘)조에 오과(五果)가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소문(素門)』의 주(註)에는 오과를 복숭아, 오얏, 살구, 밤, 대추라고 하였다. 『삼국사기(三國史記)』「신라본기」나해왕(奈解王)조에 복숭아와 오얏이 기록되어 있다. 『후한서(後漢書)』 고구려조에는 무덤 옆에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는다고 하니 잣이 식용되었을 것이다. 「위지」 동이전 마한(馬韓)조에 금수초목(禽獸草木)이 중국과 거의 같다는 기록으로 보아, 당시 중국 화북(華北) 지방의 과실이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식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가락국기에 수로왕묘 제수(祭需)로 과(菓)가 나온다. 제수로 쓰는 과는 본디 자연의 과실이었다. 과실이 없는 계절에는 곡분으로 과실의 형태를 만들고 여기에 과수의 가지를 꽂아서 제수로 삼았을 것이다. 옛날에는 나무 열매를 과(菓), 풀의 열매를 라(蓏)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통틀어 과(果)라고 한다. 우리나라 삼국시대부터 있었던 과실의 종류와 기원은 다음과 같다.
핵과(核果)류 중 복숭아[桃]는 황하 상류의 섬서성(陜西省)의 고원지대가 원산지로서 『시경(詩經)』과 『산해경(山海經)』에 기록이 있으며, 『농정전서(農政全書)』에 신라의 복숭아, 『신당서(新唐書)』에 산도(山桃)가 나온다. 경주시 황남동 고분에서 복숭아씨가 출토되었다. 매실(梅實)은 사천성(四川省)의 산악지대에서 야생하였고, 중국 중부와 남부에 분포되어 있다. 『시경』과 『이아(爾雅)』에 기록이 있다. 살구[杏]는 중국 북부의 과실로 『예기(禮記)』와 『산해경』에 나온다. 47년 유럽에 전해졌다고 한다. 오얏[李]은 사천성과 운남성(雲南省)에서 야생하였고, 『시경』·『산해경』·『이아』에 나온다. 앵두[櫻]는 화북 지방에서 야생하였고, 『시경』에 욱(薁), 즉 산앵두나무로 나온다.
인과(仁果)류 중 배[梨]는 중국·일본·유럽에서 각각의 야생종이 있다. 중국 배는 『산해경』·『예기』·『이아』에 나오고, 『사기(史記)』에는 주먹만 한 배가 있어 벌꿀처럼 달다고 하였다. 능금[林檎]은 만주 지방인 듯하다. 능금 무리는 식물 분류학상 능금속에 속하는 것으로 그 원생종의 분포는 유럽·아시아·북미 3대륙에 걸쳐 있다. 이성우(李盛雨)는 중국 문헌에서는 능금이 발해에서 난다고 하였고, 만주·한국 등지에 야생하고 있으므로 동북아시아, 즉 옛 고구려 땅이 원산지라고 하였다. 모과[楙]는 중국이 원산지인 듯하고, 『산해경』·『이아』에 나온다. 『고려노사방(高麗老師方)』에 모과[木瓜]가 있어 고구려에서 모과가 재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준인과(準仁果)류로 감[枾]은 중국이 원산지로, 『예기』에 처음으로 나온다. 장과(漿果)류로 포도(葡萄)는 아시아 서부의 흑해연안과 캅카스 지방이 원산지로 한 무제 때 장건(張騫)이 서역에서 가져왔다. 『제민요술(齊民要術)』에 그 재배법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때부터 재배되었고, 『목은집(牧隱集)』의 「신우숭덕사(新寓崇德社)」라는 시에 “포도송이 시렁에 가득, 푸른빛 흐르는 것 같네[葡萄滿架翠如流]”라 하였다. 석류(石榴)는 페르시아가 원산지로, 이것도 장건이 가져왔다고 한다. 오디[桑椹]는 중국이 원산지로 갑골문자에 나오고, 『시경』에도 나온다.
장과(漿果)류로 귤(橘), 유자[柚]는 『산해경』,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온다. 감귤류의 원산지는 인도 동부의 히말라야, 아셈, 중국의 양자강 유역이다.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신라에서 온 자손이 상세국(常世國: 현 제주도)에서 가지고 왔다고 한다. 『삼국사기』에 탐라국에서 백제 문주왕에게 감국을 바쳤다고 한다. 『고려사(高麗史)』 세가(世家)에는 대마도의 사자(使者)가 감귤을 가져왔고, 예종 때에는 일본에서 감자(柑子)를 가져왔다고 한다.
건과(乾果)류로 밤[栗]은 유럽·중국·북미 각지에 각각의 야생종이 있고, 이들이 제각기 개량되었다. 『시경』, 『산해경』, 『예기』 등에 나온다. 밤나무는 삼국시대에 널리 분포되었고 매우 우수한 품종이 있었다고 한다. 호두[胡桃]는 만주호두가 동북아시아에 있었고, 장건은 서아시아에서 서양호두를 들여왔다. 『계림유사(鷄林類事)』에는 고려 방언으로 호두를 가래[渴來: 야생 호두]라 했다. 『목은집』의 「백척추(百尺楸)」라는 시에서 추(楸)는 가래를 말한다. 개암[榛子]은 동부 시베리아·한국·만주·화북 등지에 야생종이 있고, 『시경』·『예기』에 나온다. 『대명일화본초(大明日華本草)』에 신라의 개암은 살찌고 능히 굶주림을 그치게 한다고 하였다. 가시연밥[芡榛]은 인도·중국이 원산지로 『주례(周禮)』, 『이아』에 나온다. 잣[海松子]은 심산유곡에 자라는 잣나무[五葉松, 海松]의 열매로 도가(道家)에서는 도를 닦을 때 먹었고, 향기로운 맛이 있으며 약효가 있다. 중국 문헌에서 신라의 잣을 특히 칭찬하였고, 명산물로 진헌품으로 많이 쓰였다. 일본 정창원문서(正倉院文書)에는 신라의 잣을 구입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의 『패사(稗史)』에 신라의 사신들이 올 때마다 송자를 많이 가져왔는데, 이를 옥각향(玉角香) 또는 용아자(龍牙子)라고 하였고, 공향(公鄕)들의 집에 선사한다고 하였다. 중국에서는 잣이 생산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궁중의 연회 때에 사용하는 실과의 종류는 40여 가지였다. 궁중에서 상례나 제례 때 실과를 진설할 때 위치와 분량이 정해져 있었다(『세종실록』 1년 8월 19일). 왕족이나 신하가 죽었을 때는 부의로 과일을 내렸다. 모시 외에 종이 100권, 꿀 1석, 참기름 1석, 밀가루 3석과 각종 실과 각 10두를 하사하였다(『성종실록』 18년 1월 27일).
제물에 쓰이는 과일은 장원서(掌苑署)에 바치는데 1519년(중중 14)에는 비자(榧子)의 수량이 너무 많아, 수량을 감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중종실록』 14년 9월 25일). 광해군대에는 장원서의 과실은 공물로 바치도록 되어 있는데 하리들이 산지와 밀통하여 사들여 놓았다가 납공에 응하는 바람에 배 1개의 값이 면포 1필, 은행 1말의 값이 정미(正米) 80말이 된 적도 있었다(『광해군일기』 2년 12월 25일).
果實(실과 과, 열매 실)
'곡물, 양모 따위를 천연 과실이라 하며 이자, 집세, 땅세 따위를 법정 과실이라 한다'의 '과실'은? ①過失 ②果室 ③果實 ④過室. 먼저 '果實'에 대해 낱낱이 뜯어보자.
果자는 田(밭 전)과 木(나무 목)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밭에 심은 나무'를 뜻한다고 오인하기 쉽다. 이 경우의 田은 나무에 달린 열매 모양이 바뀐 것이다. '열매'가 본뜻인데, '과단성 있는' '정말' 등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實자는 '재물'이란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집 면'(?)과 '돈 꾸러미 관'(貫)을 합쳐 놓은 것이다. 후에 '가득' '알맹이' '과실'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대 사용됐다.
果實(과:실)은 '과일' '열매'를 이른다. 법률 용어로는 '원물(元物)에서 생기는 이익'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사기'(史記) 열전편에 이런 명구가 있다. '꾸민 말은 꽃, 참된 말은 열매, 바른 말은 약, 달콤한 말은 병이 된다'(貌言華也, 至言實也, 苦言藥也, 甘言疾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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