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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전화예절 : 전화를 끊을 때

by 61녹산 202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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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예절
전화 당겨받을 때 인사말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하루에도 수도 없이 주고 받는 것이 전화이다. 전화벨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니 짜증이 날 만도 하다. 그러나 짜증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수는 없다. 만약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가는 전화를 건 사람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바로 당사자에게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하고, 아니면 위사람에게 말하여 부하 직원 교육 좀 잘 시키라고 호통을 치기도 할 것이다. 전화 받는 태도가 직장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전화 예절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 교육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관공서나 회사에 전화를 걸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게 전화를 받는다. 

 

"예, 안녕하십니까. 부자은행 홍길동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즐겁다 무역 총무과의 홍대리입니다."

 

등과 같은 말이 기계처럼 나온다. 어떤 대는 그 목소리가 너무 크고 또 비장하기까지 하여 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전화를 건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그럼으로써 개인이나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좋은 의도에서 하는 인사말이지만, 경직된 목소리로 구호처럼 외워대는 인사말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회사에서 개인에게 연결된 전화를 받으면, 부드럽고 밝은 목소리로 받는 사람의 부서와 개인 이름을 똑똑히 밝히면 된다. 

 

"네, 총무과 홍길동입니다."

 

와 같이 받으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안녕하십니까?'나 '좋은 하루 되십시오' 등과 같은 말을 사족으로 달 필요는 없다. 물론 '감사합니다'나 '고맙습니다'와 같은 말은 불일 수가 있다. 

 

"감사합니다. 총무과 홍길동입니다."와 같이 말하면 상대방에게 더욱 친절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런데 '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등을 빼고 '총무과 홍길동입니다'와 같이 부서명과 이름만으로 짤막하게 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전화를 받다보면 잘못 걸려온 전화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상대방이 무안하지 않게 잘못 걸렸음을 친절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아닌데요. 전화가 잘못 걸렸습니다."

 

정도로 말하면 된다. 물론 

 

"몇 번에 전화하셨습니까?"

 

와 같은 말로 확인 절차를 둘 수도 있다. 이때 무뚝뚝하게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라고 말하면 곤란하다.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는 태도에서도 그 사람의 인격이 드러난다.

 

전화를 끊을 때에도 상대에 따라 적절한 인사말을 해야 한다. 내내 통화를 잘 하다가 갑자기 일방적으로 끊는다든가 해서는 안 된다. 통화자가 윗사람이면 

 

"안녕히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만 끊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등과 같이 인사를 한다.

 

조심해야 할 것은 요즘 유행하는 '들어가세요'라는 말을 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도대체 어디로 들어가라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전화기가 거실에 잇는 것을 가정하고 전화를 끊은 뒤 방 안으로 들어가라는 것인지, 아니면 '들어가서 자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 말의 출처를 알 수가 없다. 명령조이니 기분이 나쁘고 상사러우니 듣기 거북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말에 전염되어 알 만한 사람들도 '들어가세요'가 입에 붙어 다닌다. 저쪽에서 '들어가세요'하면 이쪽에서도 덩달아 '들어가세요'라고 말한다. 얼마 전 국어학 전공의 교수와 전화를 하다가 저쪽에서 '들어가세요.'라고 하는 바람에 나도 얼떨껼에 '그럼, 들어가세요'라고 멍청하게 인사했던 적이 있다. 전염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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